경기도 임시시설 거주 수재민 550명…생활 시설서 4명 확진
서울서도 이재민 확진 이어져…"신속 이송체계 구축 필요"

최근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집이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어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이 시설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 행정복지센터에 차려진 임시주거시설에서는 방역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록적 폭우에 집 잃은 이재민들, 코로나19 확산에 이중고
작업자들은 앞뒤·좌우 각 3∼4m 간격을 두고 설치된 텐트 사이사이와 시설 입구 주변, 화장실로 가는 통로 등에 구석구석 소독약을 분사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이곳에는 지난 8일 밤부터 9일 새벽 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이재민 5세대 10여 명이 머무르고 있다.

안양천 인근 빌라 반지하 방에 살던 이 이재민들은 당시 강한 비로 순식간에 집 안에 물이 들어차 급하게 삶의 터전을 일시 떠나야 했다.

도배·장판, 가재도구 정리 등의 피해 복구가 다 되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 임시주거시설에서는 지난 12일과 15일, 16일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재민 확진자 3명은 각각 친척이나 지인의 집 등으로 이송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진이 이어지자 남은 이재민들은 자가검사 키트를 이용해 수시로 검사를 하면서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이재민들에게 하루 한 차례 자가검사 키트를 나눠주고 있는데, 확진자가 연달아 나오자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물량을 넉넉히 준비해놨으나 점점 줄고 있어서 보건소에 키트를 추가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비로 발생한 경기도 내 이재민은 총 518세대 1천50명으로, 이날 기준 190세대 369명이 아직 주택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아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단전·단수 등으로 거주지를 떠난 일시 대피한 주민은 950세대 1천672명이며, 이 중 93세대 183명도 역시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집을 떠나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이 경기도 내에서만 552명에 달하는 것이다.

경기도는 집중호우 피해 지역 12개 시·군 내에 있는 마을회관 등 50곳에 임시주거시설을 마련, 이재민과 일시 대피자들을 돕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해당 거주시설들을 대상으로 매일 두 차례 이상 소독을 하고, 자가검사 키트를 수시로 제공하는 등 방역을 강화했다.

경기도에서는 안양7동 임시거주시설 내 3명을 비롯해 총 4명의 이재민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서울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에서는 기존 이재민 코로나19 확진자 20명에 이어 지난 17일 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7명은 병원에 입원했고, 20명은 재택 치료 중이다.

인천시는 이재민이 40여 명으로 많지 않고,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고려해 임시주거시설을 마련하지 않았다.

기록적 폭우에 집 잃은 이재민들, 코로나19 확산에 이중고
강원도에서는 50여 명이 비 피해로 집을 떠났다가 대부분 귀가하거나 친척 집 등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충남 부여와 전북 군산 등에서도 이재민이 나왔으나, 다행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주민은 없다.

한편 비가 그친 현재 코로나19 외에 앞으로 다가올 폭염도 이재민들에게는 큰 걱정거리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강원과 전남, 경북 일부와 광주, 대구 등에 폭염주의보가 발효한 가운데 중부지방에도 무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재민 중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보건소, 지역 내 호흡기환자 진료센터 등으로의 신속 이송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피해 복구 및 이재민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강영훈 김솔 나보배 박영서 이은파 최은지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