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엔씨소프트 신작 출시 지연에 목표가·투자의견 줄하향
증권사들이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 출시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한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일제히 낮췄다.

이날 대신증권(58만→45만원), 유안타증권(85만→53만원), NH투자증권(55만→50만원), 유진투자증권(55만→45만원), 다올투자증권(48만→45만원), 케이프투자증권(49만→46만원), 한화투자증권(50만→45만원) 등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내렸다.

삼성증권(44만→37만원)은 목표가 하향과 함께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미래에셋증권(48만→45만원), 키움증권(53만→43만원)은 '매수'에서 '시장 수익률 상회'로 내렸다.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12일 2분기 매출이 6천29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1천230억원으로 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천312억원을 6.3% 하회했다.

엔씨소프트는 같은 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 출시가 예정됐던 TL에 대해 내년 상반기 출시하겠다고 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출시 예정이었던 신작의 출시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22% 하향했다"며 "신작 모멘텀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 공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TL 출시 연기에 따라 올해와 내년 매출액, 영업이익 추정치의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니지M을 제외한 모바일 게임들의 매출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고, 리니지W와 블레이드앤소울2의 해외 출시도 연기됨에 따라 TL 출시 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TL 출시 예상 시기가 변경되면서 올해 매출액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대비 7%, 영업이익은 17% 하회할 전망"이라며 "내년 매출액은 컨센서스 대비 3%, 영업이익은 10%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출시 예정인 모바일 게임별 영상 공개를 통해 유저 기대치가 올라가고, 긍정적인 유저 피드백이 확보되면 실적 추정치가 상향할 수 있다"면서도 "핵심 신작별 출시가 지연되고, 내년 감익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관점에서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작 출시 일정이 늦춰졌지만, 내년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다는 의견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L의 출시가 지연됐지만, 게임의 개발 단계에서 늦춰진 것이 아니라 외부 파트너사와 북미·유럽 퍼블리싱 논의 과정에서 미뤄진 것인 만큼 성공 가능성과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석오·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리니지W 유저 이탈에 따라 가파른 매출 하락이 우려된다"며 "기업가치에 프리미엄이 더해지려면 TL이 북미·유럽 유저들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는지와 수요에 맞는 콘텐츠 개발력을 증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9시 43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2.86% 낮은 37만4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