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게비아
에어비앤비 창업주
조 게비아 에어비앤비 창업주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창업주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창업주보다 관리형 전문 경영인이 선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올 들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주들이 잇따라 퇴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핀터레스트의 창업주인 벤 실버만은 지난 6월 최고경영자(CEO)에서 사임했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주 조 게비아는 지난달 사퇴를 선언했고, 배달스타트업 인스타카트의 아푸르바 메타도 올해 안에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존 폴리 펠로톤 창업주는 2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잭 도시 트위터 창업주는 CEO 자리를 지난해 12월 파라그 아그라왈에게 넘겨줬다.

벤 실버만
핀터레스트 창업주
벤 실버만 핀터레스트 창업주
통상 미국에선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겨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면 경영진이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투자자들이 기업 성장을 이끌던 창업주 대신 운영에 특화된 경영진을 원하기 때문이다. 사업 확장보단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다.

하지만 최근 10년간은 스타트업 창업주의 입김이 강했다. 기업 규모가 커져 투자금이 불어나도 CEO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창업주의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조건을 붙여 투자 계약을 맺어서다. 페이스북 창업주인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 등 성공 사례가 잇따르자 스타트업에 장기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에어비앤비는 올 들어 31% 하락했고, 핀터레스트는 37% 떨어졌다. 펠로톤 주가는 66% 곤두박질쳤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발적으로 퇴진한 창업주도 있다. 공간 공유 스타트업인 커먼의 창업주 브래드 하그리브스는 CEO에서 물러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맡기로 결정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