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빚어내는 달항아리의 고영훈, 자신만의 트레이트 마크를 담아내는 벽돌화가 김강용, 숨막히는 서정적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이석주,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을 담아내는 자유로운 화가 한만영 4인의 대작 30여점을 서울시 광진구 G-Tower (㈜삼원특수지 사옥) 5F 삼원갤러리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 고영훈, 칠월달-22, 113x95cm, Acrylic on plaster, canvas, 2022 먼 옛날 도공이 자신만의 도자기를 빚었듯, 자신만의 도자기를 붓으로 빚어낸다는 고영훈 화백의 달항아리 작품 앞에서 작품이 담고 있는 진정성 넘치는 아름다움과 함께 작품이 뿜어내는 생명력과 더불어 생생한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고영훈 화백의 혼이 담긴 신비로운 작품은 삼원갤러리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김강용, Reality+Image 2201-2042, 101x81cm, Mixed media, 101x81cm, 2022 김강용 화백은 국내 극사실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모래를 접착제와 혼합해 섞은 후 유화 물감을 더해 새로운 평면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최근 작품에서는 이전 보다 더 채도 높은 컬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보다 단순한 구조의 미니멀한 작품을 선보인다. 형태와 공간 그리고 세밀한 그림자 효과를 더해 실제 벽돌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트레이트 마크가 된 벽돌 작품은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구도와 사실적 묘사로 관람객들에게 실제 벽돌과 같은 착각을 선물하며 촉각을 동원해 확인해 보고 싶게 하는 욕망을 자극한다.
● 이석주, 사유적 공간, 97x130cm, Oil on canvas, 2018 이석주 화백은 40여 년 국내를 대표하는 극사실회화의 선구자로 외길을 걸어오며 현실과 초현실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서정적이고 정교하면서도 사실적으로 '사유적 공간' 시리즈 작품들을 담아낸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한만영, 고영훈, 이석주, 김강용은 각기 동시대에 활 동하면서 각기 다른 이미지로 서로의 존재를 사실적인 형태로 작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렇게 70년대 말 당시 우리나라의 미술은 리얼한 극사실의 기법과 이미지의 표현으로 한국 미술을 살찌웠다. 어느 정도 이들은 리얼한 이미지의 표현으로 화면에 번득이는 감각과 감성으로 당대의 현대 미술을 이끌고 지켜왔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 40여 년의 미술을 바라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한 어제와 오늘의 한국미술을 이 작가들을 통해서 확인하는 가치를 지닌다"라고 전했다.
● 한만영, Reproduction of time-Lady, Acrylic on canvas, 117x89.3cm, 2019 한만영 화백은 옛 명화나 잡지 이미지, 오래된 기계 부품 등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성 이미지와 오브제들을 차용하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물어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유로운 '시간의 복제' 시리즈를 담아낸다. 신비하고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작품 위에서 극명히 대비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삼원 갤러리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수 십여 년 국내 극사실 회화를 이끌어가며 묵묵히 자신만의 스토리로 독보적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작품력을 인정받은 4인 화백의 작품과 함께 국내 미술계의 한 흐름의 역사를 선보이며 일상 속 지친 현대인들에게 작품이 건네는 사색과 한 줄기 휴식을 선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준식기자 parkjs@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