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7월 기세는 어디로…KIA 무너진 불펜에 5위 수성 '불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4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하고도 끝내 웃지 못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외국인 선발 투수 션 놀린이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했지만, 4-0으로 앞선 9회 구원 투수 박준표와 한승혁이 대거 4점을 내주며 두산에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연장 10회말 최형우의 끝내기 1타점 적시타로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지만, 위력을 잃은 불펜진 탓에 연일 진땀 승부를 펼치는 김 감독으로선 달갑지 않은 경기 내용이었다.

좋았던 7월 기세는 어디로…KIA 무너진 불펜에 5위 수성 '불안'
KIA 불펜진은 7월만 하더라도 리그 최고의 위용을 자랑했다.

장현식-전상현-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주축으로 KIA 불펜은 7월 한 달간 18경기에서 62이닝을 25점(22자책점)으로 막아내며 3.1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월간 팀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2위(3.77) SSG 랜더스를 크게 앞지른 1위에 자리했다.

이 기간 KIA 필승조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0.55에 불과했다.

장현식이 5경기에서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전상현도 7경기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마무리 정해영은 7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을 막아내며 4세이브를 챙겼다.

7월 한 달간 KIA 선발 투수들이 4.28의 리그 하위권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음에도 KIA가 5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불펜의 힘 덕분이었다.

좋았던 7월 기세는 어디로…KIA 무너진 불펜에 5위 수성 '불안'
막강했던 KIA 불펜은 하지만 8월 들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8월 6경기에서 18⅓을 던지면서 12실점을 해 평균자책점 5.89를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8위에 해당하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동안 KIA 불펜진은 6경기에서 3개의 블론 세이브를 남발했다.

전반기 내내 무너진 선발진의 뒷수습을 하며 KIA의 뒷문을 책임졌던 장현식과 전상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모든 것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장현식·전상현이 7~8회를 막고 정해영이 9회 굳히기에 나선다'는 KIA의 승리 공식이 무너졌고, 홀로 남은 정해영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4로 맞선 9회 등판한 정해영은 선두 타자 하주석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다음날 경기에서 6-3으로 앞선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챙겼지만, 6일 두산전에선 8회 2사 후 등판한 뒤 6실점을 하면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기록했다.

좋았던 7월 기세는 어디로…KIA 무너진 불펜에 5위 수성 '불안'
게다가 외국인 투수 2인 체제가 완성되면서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한승혁도 '뒷문 지키기'에 좀처럼 소질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3경기에 구원 등판해 3⅓동안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투구 내용이 영 미덥지 못한 상태다.

여전히 제구력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3경기에서 무려 5개의 볼넷을 남발했다.

특히 7일 두산전에선 1사 만루에서 볼넷 등으로 3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3점 모두 앞서 등판한 박준표의 자책점으로 기록됐지만, 한승혁의 발전없는 제구력이 무엇보다 실망스러웠다.

KIA가 불펜으로 고심하는 사이 6위 두산은 어느덧 4.5게임 차로 KIA를 바짝 추격했다.

4년 만에 '가을 야구'를 꿈꾸는 KIA로서는 남은 시즌 동안 무너진 불펜을 얼마나 빨리 재정비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