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30년간 아기 1만명 받은 전문의의 '건강출산 6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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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전후 약물복용·음주 주의…만성질환도 기형 유발 위험
고위험 산모 병원 선택 신중해야…'안전 출산'이 가장 중요
통계청의 지난해 기준 '출산·사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81명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유일한 OECD 회원국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은 이유로는 결혼 감소에 결혼 후 경제활동 등에 따른 출산 기피가 겹친 점이 꼽힌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6일 "건강한 출산과 태아 건강에 대한 불안감은 누구나 있고, 힘든 과정임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임신 과정을 잘 이해하고 지혜롭게 넘기면, 본인의 건강은 물론 미래의 아이 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지난 30년간 총 1만명의 아이 출산을 집도한 산부인과 권위자로,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출산을 계획한다면 영국의 역학자 데이비드 바커(David Barker·1938∼2013)가 제시한 'FOAD'(Fetal Origine of Adult Disease) 이론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엄마 뱃속에서 건강한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대사성 질환(고혈압·당뇨·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낮다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
한 교수는 "반대로 아이가 뱃속에서 위험에 노출되거나 저체중아로 태어나면 대사성질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외국의 한 연구에서는 저체중아로 태어난 아이들이 커서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정상체중 아이보다 5~6배 정도 높았다"고 지적하고, "임신 중 태아의 영양과 스트레스, 환경적 노출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하는 방법으로 다음 6가지를 제안했다.
① 임신 전·후 약물복용 주의
뇌전증 치료제 중 '발프로익산'을 복용한 임신부는 신경관결손증이나 태아 지능 저하 등의 기형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성분도 자연유산과 기형 위험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임신 중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밖에 고혈압약이나 항암제, 항응고제, 항진균제, 항생제 등 기형 유발 약물은 30여개에 달한다.
따라서 아이를 원한다면 안전한 약물로 대체한 후 임신을 시도해야 한다.
임신 관련 약물 등에 대한 궁금증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마더세이프콜센터(☎1588-7309)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② 임신 전 만성질환, 태아 기형 유발 위험
당뇨병의 경우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하면 기형 발생 위험이 일반 임신부의 3배 정도로 높아진다.
자가면역질환도 임신 전부터 관리해야 한다.
한 연구에서는 류머티즘성 질환을 가진 경우 유산과 조산 위험이 각각 1.4배, 2.4배로 높아졌다.
특히 임신중독증이 발생할 위험은 4.4배에 달했다.
이외의 만성질환도 임신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당뇨병이 있거나 뇌전증 약을 먹는 예비 임신부는 기형 예방을 위해 최소 4㎎ 이상의 고용량 엽산제를 임신 3개월 전부터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③ 음주는 절대 '금물'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되면 지능 저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학습장애, 사회생활 적응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북미나 유럽 아이들의 25%, 한국에서는 약 10% 이상의 학령기 아이들이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로 추정된다.
한 교수는 "임신초기 입덧으로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불편해 소화제를 먹기 겁나 막걸리를 매일 조금씩 마셨다는 임신부도 있었다"면서 "임신부들이 약물보다 음주에 덜 예민하지만, 음주가 태아의 신경발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④ 고위험 산모, 병원 선택 신중해야
고위험 산모는 ▲ 35세 이상 ▲ 기형아 출산 경험 ▲ 임신 중 태아 기형 동반 ▲ 저체중증 ▲ 양수과소증 ▲ 전치태반 ▲ 자궁경부무력증 ▲ 쌍태아 임신 중 하나라도 해당할 때를 말한다.
이 중에서도 전치태반 여성은 출혈 위험이 높아 대량 수혈과 자궁적출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어 대학병원에서 출산하는 게 바람직하다.
35주 이전에 조산하는 경우에도 보조호흡기가 필요할 수 있고, 저체중아와 기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집중치료실이 잘 갖춰지고 경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다태아의 경우 산모의 출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응급처치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⑤ 조산 위험 줄이려 노력해야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밀려 나오는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아기를 잃은 경험이 있다면 조산 예방을 위해 미리 자궁경부를 묶는 수술을 임신 13주께 시행해야 한다.
조기 진통으로 조산 경험이 있다면 자주 병원을 찾아 자궁수축과 자궁경부 길이를 체크하면서 필요할 때 프로게스테론이나 자궁수축억제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임신중독증 발생위험이 높다면 임신 13주 이후에 저용량 아스피린(하루 100㎎)을 출산 시까지 복용하면 좋다.
우울증도 조산 위험이 높아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코로나19 감염도 임신부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켜 조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되도록 미리 백신을 맞는 게 좋다.
⑥ '자연분만' 고집할 필요 없어
산모들은 대부분 자연분만을 원한다.
하지만 전치태반이거나 아이가 거꾸로 들어선 '역아' 상태, 제왕절개술 출산력, 다태아 등의 경우에는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
역아의 경우는 제왕절개를 결정하기 전에 태아의 위치를 교정하는 역아회전술을 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60∼80%가량 정상 자세로 출산이 가능하다.
제왕절개로 출산했던 산모가 자연분만을 위해 '브이백'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 방법은 성공률이 꽤 높기는 하지만 분만 진행 중 자궁이 터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이 경우 산모에게 쇼크가 오고, 태아는 뇌성마비 등의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출산 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한 교수는 "임신의 과정은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아이를 잉태하고,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요즘은 고위험 산모들도 대부분 건강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만큼 고령이거나 질병 문제가 있다면 가까운 산부인과를 찾아 상담부터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고위험 산모 병원 선택 신중해야…'안전 출산'이 가장 중요
통계청의 지난해 기준 '출산·사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81명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유일한 OECD 회원국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은 이유로는 결혼 감소에 결혼 후 경제활동 등에 따른 출산 기피가 겹친 점이 꼽힌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6일 "건강한 출산과 태아 건강에 대한 불안감은 누구나 있고, 힘든 과정임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임신 과정을 잘 이해하고 지혜롭게 넘기면, 본인의 건강은 물론 미래의 아이 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지난 30년간 총 1만명의 아이 출산을 집도한 산부인과 권위자로,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출산을 계획한다면 영국의 역학자 데이비드 바커(David Barker·1938∼2013)가 제시한 'FOAD'(Fetal Origine of Adult Disease) 이론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엄마 뱃속에서 건강한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대사성 질환(고혈압·당뇨·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낮다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
한 교수는 "반대로 아이가 뱃속에서 위험에 노출되거나 저체중아로 태어나면 대사성질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외국의 한 연구에서는 저체중아로 태어난 아이들이 커서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정상체중 아이보다 5~6배 정도 높았다"고 지적하고, "임신 중 태아의 영양과 스트레스, 환경적 노출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하는 방법으로 다음 6가지를 제안했다.
① 임신 전·후 약물복용 주의
뇌전증 치료제 중 '발프로익산'을 복용한 임신부는 신경관결손증이나 태아 지능 저하 등의 기형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성분도 자연유산과 기형 위험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임신 중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밖에 고혈압약이나 항암제, 항응고제, 항진균제, 항생제 등 기형 유발 약물은 30여개에 달한다.
따라서 아이를 원한다면 안전한 약물로 대체한 후 임신을 시도해야 한다.
임신 관련 약물 등에 대한 궁금증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마더세이프콜센터(☎1588-7309)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② 임신 전 만성질환, 태아 기형 유발 위험
당뇨병의 경우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하면 기형 발생 위험이 일반 임신부의 3배 정도로 높아진다.
자가면역질환도 임신 전부터 관리해야 한다.
한 연구에서는 류머티즘성 질환을 가진 경우 유산과 조산 위험이 각각 1.4배, 2.4배로 높아졌다.
특히 임신중독증이 발생할 위험은 4.4배에 달했다.
이외의 만성질환도 임신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당뇨병이 있거나 뇌전증 약을 먹는 예비 임신부는 기형 예방을 위해 최소 4㎎ 이상의 고용량 엽산제를 임신 3개월 전부터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③ 음주는 절대 '금물'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되면 지능 저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학습장애, 사회생활 적응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북미나 유럽 아이들의 25%, 한국에서는 약 10% 이상의 학령기 아이들이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로 추정된다.
한 교수는 "임신초기 입덧으로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불편해 소화제를 먹기 겁나 막걸리를 매일 조금씩 마셨다는 임신부도 있었다"면서 "임신부들이 약물보다 음주에 덜 예민하지만, 음주가 태아의 신경발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④ 고위험 산모, 병원 선택 신중해야
고위험 산모는 ▲ 35세 이상 ▲ 기형아 출산 경험 ▲ 임신 중 태아 기형 동반 ▲ 저체중증 ▲ 양수과소증 ▲ 전치태반 ▲ 자궁경부무력증 ▲ 쌍태아 임신 중 하나라도 해당할 때를 말한다.
이 중에서도 전치태반 여성은 출혈 위험이 높아 대량 수혈과 자궁적출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어 대학병원에서 출산하는 게 바람직하다.
35주 이전에 조산하는 경우에도 보조호흡기가 필요할 수 있고, 저체중아와 기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집중치료실이 잘 갖춰지고 경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다태아의 경우 산모의 출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응급처치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⑤ 조산 위험 줄이려 노력해야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밀려 나오는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아기를 잃은 경험이 있다면 조산 예방을 위해 미리 자궁경부를 묶는 수술을 임신 13주께 시행해야 한다.
조기 진통으로 조산 경험이 있다면 자주 병원을 찾아 자궁수축과 자궁경부 길이를 체크하면서 필요할 때 프로게스테론이나 자궁수축억제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임신중독증 발생위험이 높다면 임신 13주 이후에 저용량 아스피린(하루 100㎎)을 출산 시까지 복용하면 좋다.
우울증도 조산 위험이 높아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코로나19 감염도 임신부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켜 조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되도록 미리 백신을 맞는 게 좋다.
⑥ '자연분만' 고집할 필요 없어
산모들은 대부분 자연분만을 원한다.
하지만 전치태반이거나 아이가 거꾸로 들어선 '역아' 상태, 제왕절개술 출산력, 다태아 등의 경우에는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
역아의 경우는 제왕절개를 결정하기 전에 태아의 위치를 교정하는 역아회전술을 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60∼80%가량 정상 자세로 출산이 가능하다.
제왕절개로 출산했던 산모가 자연분만을 위해 '브이백'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 방법은 성공률이 꽤 높기는 하지만 분만 진행 중 자궁이 터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이 경우 산모에게 쇼크가 오고, 태아는 뇌성마비 등의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출산 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한 교수는 "임신의 과정은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아이를 잉태하고,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요즘은 고위험 산모들도 대부분 건강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만큼 고령이거나 질병 문제가 있다면 가까운 산부인과를 찾아 상담부터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