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대만 포위훈련 분석…"전면침공 능력은 아직"
"반도체 틀어막아 세력과시"…봉쇄훈련 정례화 우려도
"침공 아닌 봉쇄…중국, 유사시 대만 군사전략 노출"
대만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대규모 군사훈련에서 중국의 '유사시 군사 전략'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대만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실체 상황이 발생할 때 중국은 전면 침공이 아닌 이번 훈련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만 봉쇄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군은 4일 정오부터 6개 구역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시작부터 중국은 군용기·함선을 투입해 무력을 과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만 상공을 가로지르는 미사일을 발사,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7일까지 예정된 훈련 기간에 중국은 대규모 함대와 전투기 부대를 훈련 구역에 추가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훈련 구역 일부는 대만 최대 항구도시와 매우 가깝고, 일부는 대만이 자국 영해로 주장하는 구역과 겹친다.

이미 대만을 드나드는 민간 항공기나 선박의 항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 기간 훈련에 영향을 받은 민간 항공기가 최소 1천950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선박 운송도 지연될 수 있다.

WSJ는 중국, 대만, 일본, 한국 등을 오가는 선박 절반 이상이 훈련 구역을 지난다고 전했다.

작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컨테이너선 90%가 해당 해역을 통과했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WSJ에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려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대만 봉쇄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제사회에) 신호를 보내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아직 전면 침공으로 대만을 압도할 만한 군사력은 갖추지 못한 중국이 대만을 실질적으로 봉쇄함으로써 대만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전체에도 영향력을 과시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대만 봉쇄가 이번 훈련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예고한 대로 7일 훈련을 마무리한다 해도 해당 훈련구역에 중국 군사자원이 잔류하거나, 아예 대만 봉쇄훈련을 정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군 장교 출신인 브래들리 마틴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아마 전쟁을 벌여서 목표를 달성하려 하기보다, 전면전에 거의 근접한 수준의 압박을 계속 가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중국이 대만 봉쇄 작전을 실전으로 실행하는 경우 미국이 대처능력을 갖췄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해군력 증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단순한 함정 수만 따지면 미군을 뛰어넘는다고 WSJ는 전했다.

대잠수함 작전능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국의 대만 봉쇄를 돌파를 강행하려면 어느정도 희생을 각오하고 중국과 해상 교전을 벌이거나, 중국 측의 요구에 굴복 하는 두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의미다.

마틴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조치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미 의회에서는 이런 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해 해군력을 더 증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공화당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군사 균형이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