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감독 "8회 등판 경험이 지금의 김재웅을 만들었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하지만, 그라운드의 승부사들은 대부분 확률상 8회를 마지막으로 본다.

끌려가는 팀이든, 앞서가는 팀이든, 8회에 점수를 뽑느냐 8회를 0점으로 막느냐에 따라 그날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계산한다.

그만큼 8회에 등판하는 셋업맨의 비중도 갈수록 커간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은 셋업맨으로 뛰다가 마무리 투수로 승격한 왼팔 김재웅을 크게 신뢰했다.

김재웅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3-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최정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은 뒤 1사 1, 2루 역전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대타 김성현을 좌익수 뜬공,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통산 두 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홍 감독은 4일 SSG와 경기를 앞두고 진땀 났던 전날 상황을 떠올리며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최근 9회에 불안한 상황이 자주 벌어지는 일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김재웅 이후 불펜에서 던질 투수가 없었다"며 "최상의 결과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SSG의 추격을 봉쇄해 팀의 4연패 탈출에 앞장선 김재웅을 두고 홍 감독은 "8회에는 여러 변수가 생기는데, 이것을 경험하고 이겨낸 결과 지금의 김재웅의 마인드와 멘털을 만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짚었다.

사실상 승패의 마침표를 찍는 8회에 등판해 1점대 평균자책점에 2승, 27홀드나 올린 김재웅의 저력이 소방수 승격으로 이어졌다고 홍 감독은 판단했다.

천금 같은 세이브를 올린 김재웅은 이날도 불펜에서 대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