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SSG 토종 에이스 김광현(34)과 자존심 대결에서 이겼다.
안우진은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김광현은 6이닝 5피안타 3볼넷 2사구 5탈삼진 2실점 했다.
안우진은 2-0으로 앞선 8회 이승호에게 공을 넘기며 시즌 11승(5패) 요건을 완수했다.
올 시즌 안우진은 유독 리그 최고 투수들과 많은 맞대결을 펼쳐 좋은 성적을 거뒀다.
4월 8일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과 살얼음판 선발 맞대결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0 승리를 이끌었고, 5월 19일 드루 루친스키를 앞세운 NC 다이노스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으며 3-1 신승의 주인공이 됐다.
6월 29일 양현종이 선발 등판한 KIA 타이거즈전, 7월 10일 구창모가 출격한 NC전에서도 각각 7이닝 무실점, 8⅓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하며 승리 배지를 달았다.
안우진은 상대 팀 선발 투수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 힘차게 공을 던졌다.
사실 안우진은 이날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
31일 NC전이 우천 순연되면서 하루 정도 더 휴식을 취해 승리 가능성이 큰 경기에 표적 선발 등판할 환경이 됐다.
그러나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홍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안우진은 상대 투수가 누구라도 밀리지 않는다"며 "오히려 상대 선발이 강하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안우진은 홍 감독의 말처럼 최고의 기량을 펼쳤다.
그는 SSG 강타선을 상대로 단 한 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1회 추신수, 최지훈, 최정을 단 공 8개로 잡아낸 안우진은 3회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시속 150㎞ 중반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정확한 곳으로 던지며 SSG 타자들을 요리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안우진은 5회 1사 1, 2루 위기에서 이재원을 141㎞ 슬라이더로 좌익수 뜬공 처리했고, 최주환에겐 150㎞ 중반대 강속구 3개로 몰아세운 뒤 허를 찌르는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6회 2사 2루에서 상대한 한유섬과 맞대결이 백미였다.
그는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157㎞ 강속구를 던져 한유섬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한유섬은 직구를 노린 듯 스윙했지만, 안우진이 던진 직구 구위가 워낙 좋은 탓에 파울로 연결됐다.
이후 안우진은 138㎞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안우진은 96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38개), 슬라이더(29개), 커브(17개), 체인지업(12개)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7㎞였다.
그는 평균자책점을 2.28로 끌어내려 이 부문 단독 3위 자리를 꿰찼다.
이 부문 1위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1.67에서 1.74로 올라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