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흑해를 통해 출항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선(사진)이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선박 검사를 통과하고 3일 최종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께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000t을 싣고 출항한 시에라리온 국적의 라조니호는 항해 36여 시간 만인 2일 밤 9시께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입구 주변에 정박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라조니호가 튀르키예에 도착하는 날이 3일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출항 초반에 기뢰를 피하려 운항 속도를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인근 해역을 빠져나온 뒤 속도를 높여 일정에 맞춰 이스탄불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니호는 3일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이 공동 운영하는 공동조정센터(JCC)에 의해 선박 검사를 받았다. JCC는 선박에 곡물 외에 무기 등 허용되지 않은 물품이 실렸는지 확인하고 라조니호의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를 승인했다.

선박 검사를 통과한 라조니호는 지중해를 거쳐 목적지인 레바논 트리폴리로 향했다. 4~5일 후 곡물 하적을 마무리하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로 5개월여 만에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처음으로 성사된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번 출항을 시작으로 하루에 한 대꼴로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선이 출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재 16척의 곡물 수출선이 총 58만t의 곡물을 선적하고 출항 대기 중이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원활해지면 세계 식량 위기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