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일본 등 14개국 다자훈련으로 확대
미·인니 모두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 효과 기대
미중 긴장 고조 속 미·인니 대규모 군사훈련…5천명 참가
미국의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미국의 대규모 합동 훈련이 시작됐다.

3일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군 사령관 안디카 페르카사 장군과 찰스 플린 미국 육군 태평양 사령관은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남부 바투라자에 있는 전투 훈련장에서 2022년 '슈퍼 가루다 실드'(슈퍼 독수리 방패) 훈련 시작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안디카 사령관은 "이번 훈련은 인도네시아와 인도 태평양 지역 우호국의 대규모 합동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플린 사령관도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인도네시아 간 유대의 상징이자 이 중요한 지역의 군대 간 관계 성장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지역을 지원하고, 상호 간 역량과 신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은 2007년부터 가루다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두 나라의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가 모두 참여하고, 호주와 일본, 싱가포르 등 14개 국가에서 약 5천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다자 훈련으로 바뀌면서 명칭도 슈퍼 가루다 훈련으로 달라졌다.

특히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중국이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작전을 실시하는 가운데 열려 더 주목받고 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전날 밤부터 대만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을 하고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하는 등 대규모 군사 행동에 나선 상태다.

미국은 이번 훈련을 통해 아세안의 맹주인 인도네시아와 관계를 강화해 태평양에서 중국 견제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도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남중국해의 배타적 경제수역 설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이번 훈련이 중국을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학 무함마드 아리프 교수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립적 노선을 취하려 노력했다"면서도 "이번 다자 훈련이 남중국해에서 종종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중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 현실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인도 태평양 동맹을 구축하는 것으로 의도적으로 갈등을 유발하려는 수단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