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기쁨, 행복의 상징…행복처럼 가까워야 진짜 색 볼 수 있어
[유형재의 새록새록] '희망'의 파랑새는 있다…'삐릿삐릿' 울지 않을 뿐
코로나19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무너지고 꿈과 희망이 모호해진 때에 행복과 희망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아 나섰다
파랑새는 동화 덕에 단순한 새가 아닌 행복의 상징이 됐다.

벨기에의 극작가 마테를링크(1862∼1949)의 희곡을 통해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주제로 행복과 희망, 메시지를 전하는 새가 됐다.

고대 동양에서도 영험한 새이거나 길조의 상징이었고 한국의 소설이나 노래, 드라마 등에서는 기쁨과 희망을 상징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희망'의 파랑새는 있다…'삐릿삐릿' 울지 않을 뿐
근래에는 이 세상 사람들의 소통 창구인 트위터의 상징으로도 유명하다.

파랑새는 길조로 통한다.

그래서 한때는 파랑새를 보면 언론사에 제보하고 이를 취재한 사진이 '파랑새가 찾아와 마을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파랑새는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멸종위기 등급인 여름 철새로 관심이 필요한 새다.

그런 파랑새가 주변을 관심 있게 찾아보면 비교적 쉽게 관찰이 된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희망'의 파랑새는 있다…'삐릿삐릿' 울지 않을 뿐
암컷은 나무의 높은 곳에 요염하게 앉아 있고, 수컷은 수시로 하늘에 날아올라 오르락내리락 현란한 곡예비행을 하며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 암컷에게 바친다.

그러다 뜻이 통했는지 오래된 나뭇가지에 앉아 사랑을 나눈다.

그렇게 며칠간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육추를 시작한다.

파랑새 부부가 선택한 둥지는 찌르레기가 자식을 안전하게 키워낸 소나무의 작은 구멍이다.

소나무 숲으로 차 통행량이 많은 곳은 아니지만, 도로와 접해 있어 아주 안전한 곳이라고는 할 수 없는 곳이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희망'의 파랑새는 있다…'삐릿삐릿' 울지 않을 뿐
그런데도 파랑새 부부는 나무 꼭대기나 전봇대, 전선에 앉아 있다가 날아다니는 곤충을 주로 잡아 왔다.

찌는 듯한 무더위나 비가 엄청나게 내리는 날에도 쉬지 않고 매미 등 먹이를 잡아 새끼를 키웠고 최근 무사히 이소시켰다.

다른 곳의 파랑새는 까치가 쓰던 둥지를 빼앗아 썼고, 또 다른 파랑새 부부는 휴대전화 기지국이나 도로변 교통표지판에 있는 구멍 등을 선택해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희망'의 파랑새는 있다…'삐릿삐릿' 울지 않을 뿐
파랑새는 온몸이 짙은 청록색이고 머리는 흑갈색, 부리와 다리는 주황색으로 일반인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몸통의 색은 보는 방향이나 날씨에 따라 묘하게 달라 보이는 매력이 있다.

행복이 그러하듯 파랑새의 참모습을 보려면 가까이 가야 진정한 색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 경기침체 등으로 힘든 요즘 나의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을지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가장 가까운 곳에 파랑새가 있을 것이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희망'의 파랑새는 있다…'삐릿삐릿' 울지 않을 뿐
그렇듯 파랑새는 있다.

그것도 꽤 많이 있다.

다만 가수 이문세의 노래 파랑새에 나오는 가사처럼 '삐릿삐릿삐릿' 지저귀지 않을 뿐이다.

'케엣, 케엣' '케케켓, 케에케켓', '깨깨객객객' 귓가에 지저귄다.

주변에 날아다니는 파랑새를 보면서 팍팍한 삶의 행복과 희망도 찾기를 바란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희망'의 파랑새는 있다…'삐릿삐릿' 울지 않을 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