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정규수업 1시 전에 끝나…맞벌이 부모들 '혼란'
입학연령 하향에 '돌봄공백' 우려…"돌봄 인프라부터 늘려야"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살 하향 조정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돌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학제개편을 하기 전에 교육과정 개정과 돌봄 확충 등 인프라 정비를 먼저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11월 범정부 온종일 돔봄 수요조사 결과 초등학교 재학생과 예비 취학아동의 보호자 104만9천607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만4천559명(45.2%)이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돌봄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예비 신입생 학부모의 경우 70.5%가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1학년과 2학년 학부모 역시 각각 57.4%와 52.1%가 돌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2020년 돌봄교실을 이용한 학생 수는 25만6천213명이었다.

돌봄 수요는 많지만 돌봄교실 인프라가 부족한 탓이다.

어린이집·유치원은 통상 4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고, 어린이집 연장반을 이용하면 오후 6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정규수업이 오후 1시 전후에 끝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는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초등 돌봄교실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모든 부모가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학생 수가 많으면 추첨을 통해 돌봄교실 이용자를 선정한다.

이 때문에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조부모, 도우미 등에게 아이를 맡기거나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계속 학원에 보내는 이른바 '학원 뺑뺑이'를 시켜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1살 낮아질 경우 초등 저학년을 중심으로 돌봄 이용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돌봄 서비스가 그에 맞춰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현재 대부분 오후 5시까지인 초등 돌봄 서비스 제공 시간을 오후 7시까지로 확대하고 돌봄 교실 700실을 확충하기로 했지만,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데다 돌봄 전담사의 근로조건이나 학교 공간 활용 여부 등을 둘러싸고 잡음도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육아정보나 지역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맞벌이 부부들의 우려와 비판이 큰 상황이다.

2019년 2월생 딸을 둔 직장인 이모(43)씨는 "양가 어르신들이 어린이집이 끝난 오후 4시 이후에 손녀를 돌봐주시는데 초등학교를 빨리 보내면 그만큼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가족·친지에게 이런 도움을 받기 어려운 맞벌이 부모는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딸이 2020년생인 직장인 장모(38)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시기가 워킹맘에게는 출산 직후에 이어 퇴사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는 것을 정부가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학제개편은 후속 대책을 미리 세워놓고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