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 내 日잔재 청산 마무리…역사공원 조성
인천지역 학교의 일제 잔재 조형물이 철거되거나 보존 후 역사공원으로 조성된다.

3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2020∼2021년 인천 내 학교 523곳을 조사한 결과 이 중 4곳에서 일제 잔재가 확인됐다.

이들 학교는 작년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학생·학부모 등 구성원들과 철거, 안내판 설치, 역사교육 활용 등 청산 방안을 협의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협의가 다소 늦어졌지만, 각 학교는 자율적인 내부 논의를 거쳐 청산 계획을 마련했다.

인천시 연수구 모 고교는 교내 일제 잔재를 그대로 보존하되 안내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학교에는 일본 천황을 섬기는 신사의 석주와 석등이 남아 있다.

이 학교는 학교 공간을 혁신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하나로 올해 말 해당 조형물 주변에 역사테마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인천시 중구 모 고교는 협의를 거쳐 친일 인사의 이름이 새겨진 머릿돌(정초석)을 최근 철거했다.

이 정초석은 학교 건물 신축 기념으로 세워졌으며 찬조자인 친일 인사의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지역의 모 중학교는 교내 친일 인사 동상을 보존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이를 활용한 역사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이 친일 인사는 해당 학교의 전신을 설립한 자로 일제강점기 일본으로부터 작위를 받기도 한 대표적 친일파다.

이 학교 측은 현재 학교 이전을 추진 중이어서 이전이 이뤄진 이후 동상 철거 등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게 낫다는 입장을 시교육청에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시교육청은 일제 잔재 청산과 관련한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고 여러 방안 중 하나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나머지 학교 1곳은 일제 잔재를 보존하기로 한 상태"라며 "역사공원을 조성할 예정인 학교는 지역 주민들도 자유롭게 해당 공간을 찾을 수 있게 해 일제 잔재 조형물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