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 공룡 기업 구글이 신흥 'IT 허브'인 시카고 중심부의 유명 빌딩 '제임스 R.톰슨 센터'를 매입했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27일(현지시간), 현재 일리노이 주정부 제2청사인 톰슨센터를 구글이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매매가는 1억500만 달러(약 1천400억 원)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일리노이 주 정부가 톰슨센터 인근의 7천500만 달러짜리 빌딩과 현금 3천만 달러를 손에 넣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이번 거래에 대해 "시카고가 IT업계에 매력적인 도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할 뿐 아니라 납세자들의 혈세를 아끼고 도심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시카고 운영 책임자 캐런 소더는 "톰슨센터는 단순한 빌딩 그 이상이다.

글로벌 '테크 허브'로 도약한 시카고 중심부에 구글의 존재감을 확립하고 이 도시의 심장부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활력소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톰슨센터는 시카고 시청사 겸 쿡 카운티 순회법원 건물인 '리처드 J.데일리 센터'와 대각선으로 마주해있다.

시내 한복판인 셈이어서 유동 인구가 많고 입구 광장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와 시위도 자주 열린다.

구글은 총 17층·연면적 11만㎡ 규모의 이 빌딩을 개보수해 시카고 사무소 겸 중서부 본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구글은 설립 2년 만인 지난 2000년 직원 2명을 둔 시카고 사무소를 처음 열었으며 현재는 신흥 상권 풀튼마켓 구역의 '1K 풀튼' 빌딩 등에 2천여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일리노이 주정부는 시카고 경제중심지 라살가(街)에 있는 37층짜리 전(前) BMO 해리스 은행 건물(추정 가치 7천500만 달러)에 새로운 제2청사를 꾸밀 계획이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일리노이 주정부는 절반의 비용으로 1.5배 더 넓어진 공간을 사용하게 됐다"며 향후 30년간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톰슨센터와 인근 빌딩에서 근무하는 일리노이 주정부 공무원들은 새로 매입한 빌딩으로 통합 이전하고, 구글 직원 2천여 명이 2026년부터 톰슨센터에 입주하게 된다.

톰슨센터는 독일 출신의 유명 현대 건축가 헬무트 얀(1940~2021)이 설계했으며 일리노이 주정부가 총 1억7천200만 달러(약 2천250억 원)를 투입해 1985년 완공했다.

전면이 유리로 덮였고 꼭대기 층까지 트인 둥근 중앙홀(아트리움)에서 각 층이 올려다보이도록 설계된 독특한 구조에다 얀의 명성과 합해져 수많은 관광객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명성만큼이나 외관에 대한 혹평이 끊이지 않았고 에너지 효율성이 낮아 유지·관리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지은 지 오래돼 손댈 곳이 많지만 예산 부족으로 필수적인 보수공사마저 이뤄지지 못해 시카고 도심의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시카고 WGN방송에 따르면 구글은 금년 중 톰슨센터 개보수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며 완공까지는 최소 2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