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가스社, 재생에너지기업 M&A '눈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유가 수혜 본 쉘·BP·토탈
친환경 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현금 앞세워 투자 나설 듯
친환경 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현금 앞세워 투자 나설 듯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업 인수합병(M&A)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석유공룡’이 고(高)유가로 두둑해진 현금을 활용해 친환경에너지 기업 사냥에 나설 여력이 생겨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쉘, BP, 토탈에너지 등 석유·가스 대기업이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형 M&A 계획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석유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FT는 “쉘, 토탈에너지 등은 그간 친환경 전략을 강조하며 ‘녹색 기업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규모는 자잘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통 크게 ‘베팅’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석유 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으로 덴마크의 최대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 독일 RWE 등을 거론하고 있다. 코로나19 타격이 심각했던 2020년엔 석유 기업이 재생에너지 기업을 인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유가 폭락으로 석유 기업 주가는 떨어진 반면 재생에너지 기업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해서다. 2020년 10월 기준으로 쉘의 시가총액은 900억달러 아래로 밀렸지만 오스테드의 시총은 700억달러로 불었다. 그해엔 BP의 시총도 510억달러로 고꾸라지며 1997년 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서방 국가 주도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나왔다. 대표적 제재인 러시아 에너지 금수조치가 등장하자 국제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그 결과 고유가 수혜주인 에너지 기업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쉘 시총은 1850억달러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면 오스테드는 46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석유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업을 품기 위해 베팅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짐 피터킨 크레디트스위스 에너지담당 애널리스트는 “전통 에너지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흡수하는 업계 재편은 결국엔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석유 기업들이 ‘대어급’ 인수를 추진하기엔 아직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는 “쉘, BP, 토탈에너지 등 석유·가스 대기업이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형 M&A 계획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석유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FT는 “쉘, 토탈에너지 등은 그간 친환경 전략을 강조하며 ‘녹색 기업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규모는 자잘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통 크게 ‘베팅’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석유 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으로 덴마크의 최대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 독일 RWE 등을 거론하고 있다. 코로나19 타격이 심각했던 2020년엔 석유 기업이 재생에너지 기업을 인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유가 폭락으로 석유 기업 주가는 떨어진 반면 재생에너지 기업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해서다. 2020년 10월 기준으로 쉘의 시가총액은 900억달러 아래로 밀렸지만 오스테드의 시총은 700억달러로 불었다. 그해엔 BP의 시총도 510억달러로 고꾸라지며 1997년 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서방 국가 주도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나왔다. 대표적 제재인 러시아 에너지 금수조치가 등장하자 국제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그 결과 고유가 수혜주인 에너지 기업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쉘 시총은 1850억달러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면 오스테드는 46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석유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업을 품기 위해 베팅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짐 피터킨 크레디트스위스 에너지담당 애널리스트는 “전통 에너지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흡수하는 업계 재편은 결국엔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석유 기업들이 ‘대어급’ 인수를 추진하기엔 아직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