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신동빈 '광복절특사' 논의 급물살…총수들 글로벌경영 전면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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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이재용·신동빈 특별사면 대통령에 건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면론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제인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재계에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꾸준히 검토를 요청해온 경제인 사면 건의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숙고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 총리는 이날 열린 국회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있나'라고 질문하자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직접 대상이 되는 삼성·롯데그룹에선 총수 사면에 대한 언급을 극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관련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사면이 성사될 경우 보다 큰 변화가 점쳐지는 곳은 이 부회장이 '취업제한'에서 풀려 경영에 전면 복귀할 수 있게 되는 삼성그룹이다. 특별사면은 형 선고 효력이 사라질 뿐 아니라 통상 복권과 함께 이뤄진다. 재계는 경제인에 대한 사면·복권에 대해선 여야 견해차가 크지 않은 데다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이번 특별사면에 경제인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이 부회장은 사면받을 경우 해외 출장 등 글로벌 현장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가장 시급한 출장 지역은 미국이 거론된다. 미국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22조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설립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 현장을 살필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최근 한국과 미국 사이의 핵심 이슈인 반도체 공급망, 파운드리 공장 건설 지원책 등과 관련해 미국의 주요 인사들과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아베 총리 사망을 기점으로 관계 회복에 나선 일본에 방문해 기업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협력을 논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인수·합병(M&A)을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0년 7월 삼성전자는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재차 M&A 가능성을 언급해 왔고,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열고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가전·모바일 관련 기업, 인공지능(AI)·로봇·5G 관련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M&A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최종 의사결정을 위한 출장길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을 위해 재차 유럽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달 초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열리는 전 세계 억만장자 모임 '구글 캠프'는 전 세계 최고 재계 지도자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비슷한 성격의 행사 '앨런&코 선 밸리 콘퍼런스' 참석에 관심이 모였지만 이 부회장은 재판 일정 등으로 불참했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구체적 준비에 착수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부터 지배구조 개편 컨설팅을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지배구조 전문 컨설팅업체인 머로우소달리(Morrow Sodali) 출신의 지배구조 전문가 오다니엘 이사를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부회장' 꼬리표를 떼고 '삼성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대표로 올라선 지 10년이 됐고 더 이상 회장직을 비워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그룹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어서다. 같은 3세대 총수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진작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중단된 해외출장을 본격 재개하고 있는 만큼 사면 이후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에 한층 속도가 날 것으로 점쳐진다.
신 회장은 지난달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글로벌 소비재 제조·유통기업 협의체인 소비재포럼(CGF·컨슈머굿즈포럼)의 글로벌 서밋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해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 인수전과 관련해서도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직접 시러큐스를 방문했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의 사면은 경제계에서 꾸준히 호소해온 사안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경제인 사면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벤처기업협회 역시 지난 22일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및 국민통합을 위한 경제인 특별사면 호소문'을 내고 "새 정부의 8·15 광복절 첫 사면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경제인들의 특별사면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강경주/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숙고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 총리는 이날 열린 국회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있나'라고 질문하자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직접 대상이 되는 삼성·롯데그룹에선 총수 사면에 대한 언급을 극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관련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사면이 성사될 경우 보다 큰 변화가 점쳐지는 곳은 이 부회장이 '취업제한'에서 풀려 경영에 전면 복귀할 수 있게 되는 삼성그룹이다. 특별사면은 형 선고 효력이 사라질 뿐 아니라 통상 복권과 함께 이뤄진다. 재계는 경제인에 대한 사면·복권에 대해선 여야 견해차가 크지 않은 데다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이번 특별사면에 경제인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이 부회장은 사면받을 경우 해외 출장 등 글로벌 현장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가장 시급한 출장 지역은 미국이 거론된다. 미국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22조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설립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 현장을 살필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최근 한국과 미국 사이의 핵심 이슈인 반도체 공급망, 파운드리 공장 건설 지원책 등과 관련해 미국의 주요 인사들과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아베 총리 사망을 기점으로 관계 회복에 나선 일본에 방문해 기업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협력을 논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인수·합병(M&A)을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0년 7월 삼성전자는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재차 M&A 가능성을 언급해 왔고,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열고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가전·모바일 관련 기업, 인공지능(AI)·로봇·5G 관련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M&A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최종 의사결정을 위한 출장길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을 위해 재차 유럽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달 초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열리는 전 세계 억만장자 모임 '구글 캠프'는 전 세계 최고 재계 지도자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비슷한 성격의 행사 '앨런&코 선 밸리 콘퍼런스' 참석에 관심이 모였지만 이 부회장은 재판 일정 등으로 불참했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구체적 준비에 착수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부터 지배구조 개편 컨설팅을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지배구조 전문 컨설팅업체인 머로우소달리(Morrow Sodali) 출신의 지배구조 전문가 오다니엘 이사를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부회장' 꼬리표를 떼고 '삼성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대표로 올라선 지 10년이 됐고 더 이상 회장직을 비워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그룹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어서다. 같은 3세대 총수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진작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중단된 해외출장을 본격 재개하고 있는 만큼 사면 이후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에 한층 속도가 날 것으로 점쳐진다.
신 회장은 지난달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글로벌 소비재 제조·유통기업 협의체인 소비재포럼(CGF·컨슈머굿즈포럼)의 글로벌 서밋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해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 인수전과 관련해서도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직접 시러큐스를 방문했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의 사면은 경제계에서 꾸준히 호소해온 사안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경제인 사면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벤처기업협회 역시 지난 22일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및 국민통합을 위한 경제인 특별사면 호소문'을 내고 "새 정부의 8·15 광복절 첫 사면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경제인들의 특별사면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강경주/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