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서 상봉모임에 합창행진까지…노병 앞세워 청년 사상교육
북, '전승절' MZ세대 사상단속 총력…"전승세대 기풍 따라배워"
북한이 이른바 '전승절'로 칭하는 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청년들에게 노병들의 충성심을 따라배울 것을 주문하며 젊은 층의 사상 단속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사설에서 "청년들은 전승세대의 훌륭한 정신과 기풍을 따라배워 자기 수령, 자기 조국, 자기 제도를 끝없이 빛내이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열렬한 애국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제와 계급적 원수들의 본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역사의 철리를 항상 명심하라"면서 "제국주의를 끝없이 미워하고 우리식 사회주의를 열렬히 사랑하며 튼튼히 보위하는 계급의 전위투사가 돼야 한다"고 다그쳤다.

신문은 또 다른 기사에서도 "수령 결사옹위 정신, 애국주의 정신, 영웅적 희생정신을 핵으로 하는 조국수호 정신은 오늘 새 세대들이 이어받아야 할 가장 값 높은 사상 정신적 유산"이라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양사업에 힘쓸 것을 촉구했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전승절' 기념행사도 곳곳에서 열렸다.

전날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평양시 내 여러 대학의 청년 2천여명이 집결한 '전시가요대열 합창행진'이 진행됐고, 평양의 한 상봉모임에서는 노병들이 청년들에게 인공기를 넘겨주며 "(김 위원장의) 사상과 영도를 앞장에서 충직하게 받들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평양뿐 아니라 이미 이달 중순께부터 각지에서 노병들과 청년들이 만나 '인민군열사묘'나 '인민군열사추모탑' 등을 방문하는 상봉모임도 산발적으로 진행됐다.

'전승세대'로 불리는 참전 노병들을 앞세워 젊은 층에 대한 사상교육 강화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청년층은 1990년대 중반 식량난이 극심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면서 탄생한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체제 수호보다는 돈을 중시하는 황금만능주의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북한은 그동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 불리는 젊은층의 사상 이완 현상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청년단체인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에 보낸 서한에서 "고난의 시기에 나서 자란 지금의 청년 세대가 우리식 사회주의의 참다운 우월성에 대한 실 체험과 표상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잘못된 인식까지 가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정도다.

이런 우려 속에 북한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만연한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 현상 근절을 위한 투쟁을 전 사회적으로 벌여왔고, 2020년 12월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키도 했다.

북, '전승절' MZ세대 사상단속 총력…"전승세대 기풍 따라배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