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오는 9월 주주총회를 열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회사 인수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앞서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한 머스크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26일(현지시간) 트위터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오는 9월 13일 머스크의 440억달러(약 58조원) 규모 인수 협약에 대해 주주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말 머스크와 트위터가 처음 합의한 내용이다. 주주총회는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주주들은 온라인으로 투표를 할 수 있다.

머스크는 지난 8일 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트위터가 가계정 비율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등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트위터는 미 델라웨어 법원에 머스크의 인수 계약 이행을 강제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의 법적 공방은 오는 10월 본격 시작된다. 오는 9월 신속 재판을 요청한 트위터와 내년 2월로 재판 일정을 연기할 것을 요구한 머스크 사이에서 법원이 트위터 측 손을 들어주며 10월에 5일 동안 재판을 열기로 했다.

재판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진행되는 주주 투표는 머스크를 압박하는 수단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주주총회 일정을 발표하며 만장일치로 주주들이 인수 안건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트위터는 지난 22일 2분기 매출이 11억7666만달러(약 1조5400억원)로 전년 동기(11억9043만달러) 대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순손실은 2억7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적자전환했다. 트위터는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머스크의 인수 계약 파기로 인한 불확실성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이날 SEC를 통해 “2분기 인력 채용을 상당히 늦추고 있다”며 “마케팅 등 분야에서는 고용과 관련되지 않은 지출도 줄였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