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공원 사육팀 "코끼리·곰 등목시키고, 고구마·당근 얼려 먹여"
관람객 "더위 나는 동물들 짠해 보였다"…인근 서문시장도 한산
폭염에 동물들도 기진맥진…'대프리카' 힘든 여름나기
폭염 특보가 내려진 26일 오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낮 최고기온이 34도에 달한 이날 동물원 동물들도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합성어)의 악명 높은 무더위에 지친 모습을 보였다.

사육 시설 안에 있던 호랑이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휴식을 취했다.

새나 원숭이처럼 몸집이 작은 동물들은 그나마 그늘로라도 몸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끼리나 곰과 같이 덩치가 큰 동물은 유독 더위에 힘들어하는 듯 보였다.

폭염에 동물들도 기진맥진…'대프리카' 힘든 여름나기
코끼리는 자기 몸집만 한 그늘에 몸을 비집고 들어가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더운 날씨를 이겨내려는 듯 큼지막한 귀를 연신 펄럭였다.

곰도 무더운 날씨에 그늘막에 누워있다가 이내 지쳐 실내에 들어가고 싶었는지 방사장 입구 앞을 서성였다.

무더운 날씨 탓에 동물원을 찾아온 관람객은 크게 줄었다.

그나마 아이와 함께 가족 단위로 방문한 시민이 일부 있었지만 뜨거운 햇빛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중간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두 자녀와 함께 놀러 온 김보람(29)씨는 "더위를 나는 동물들이 짠해 보였다"며 "우리도 더워서 그늘에 쉬어 가면서 관람했는데 동물들은 오죽할까 싶다"고 말했다.

폭염에 동물들도 기진맥진…'대프리카' 힘든 여름나기
달성공원 동물원 사육팀은 여름철을 맞아 동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육팀은 "실내에 있는 동물들은 에어컨이 설치돼있다"며 "덩치가 큰 코끼리나 곰은 등목을 시켜주거나 고구마, 당근, 사과를 얼린 얼음과자도 정기적으로 급식한다"고 말했다.

더운 날씨 탓에 동물원 인근 서문시장도 오가는 사람이 없어 한가했다.

손님을 기다리다 지친 상인들은 손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거나 냉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시장에서 약초를 파는 한 상인은 "가뜩이나 사람들이 많이 안 왔는데 더위가 시작되니까 더 없다"며 "요즘은 하루에 손님을 네 팀도 못 받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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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