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의 핵심 물질로 여겨진 ‘아밀로이드베타’의 연구 논문이 조작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국내 제약사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치매 원인 물질' 논문 조작 의혹 터지자 국내 제약사 주가도 불똥
셀리버리는 26일 오후 1시50분 기준 4.05% 하락한 1만54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에도 8.02% 하락했다. 이 회사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제거하는 파킨슨병 치료제인 ‘iCP-Parkin’을 개발 중이다. 알츠하이머 치료 연구를 진행하는 다른 제약사들도 최근 이틀간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22일 대비 에이비엘바이오는 5.5%, 피플바이오는 7.69% 빠졌다.

앞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2006년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논문이 조작됐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논문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56'를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아밀로이드베타 가설은 수십년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폭넓게 활용돼 왔지만, 학계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제약사들은 자사의 연구·사업 내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설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제약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불러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오젠, 일라이릴리앤드컴퍼니, 로슈 등도 이 가설에 기초한 치매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 연구 전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기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밀로이드베타 가설과 관련해 다수의 독립적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뇌에 영향을 주는 물질도 아밀로이드베타56 이외에도 다양하다”며 “가설 전반을 부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일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