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디지털위안화 현찰 같은 익명성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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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의심 땐 사용자의 개인정보 조사"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한 중국이 필요시 디지털 위안화의 흐름을 들여다보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25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무창춘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소장은 24일 열린 포럼 강연에서 "디지털 위안화는 휴대성이 매우 뛰어나 만일 현찰과 동등한 익명성을 부여한다면 돈세탁 등 불법 거래 행위가 매우 편리해져 디지털 위안화에 현찰과 동등한 익명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무 소장은 "익명성이 너무 강하면 범죄자들에게 새로운 범죄 토양을 제공할 수 있다"며 "보이스피싱, 인터넷 도박, 돈세탁, 마약 거래와 심지어 테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죄와 관련된 대량의 불법 거래 자금이 전자 결제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화에 유입될 수 있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등 국제기구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소액일 때만 익명성을 보장하고 나머지 거래 때는 실명으로 은행 등 운영 기관의 전산망에 주고받는 이들의 기록을 남기는 '통제 가능한 익명성'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해 시중에 공급하면 개별 은행과 전자결제 업체 등 운영 기관들이 각각 책임을 지고 고객의 데이터를 따로 보관하기 때문에 고객의 개인정보가 강하게 보호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의 공안 등 기관은 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있을 때 법적 근거에 따라 각 운영 기관이 보관하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 거래 내역을 확보할 수 있다.
실물이 없는 디지털 위안화와 지폐로 된 현행 위안화 현금은 법적으로는 같은 지위지만 추적 가능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점을 갖게 된 것이다.
무 소장은 "불법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만 권력 기관이 법에 따라 운영 기관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조사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간 중국 내부에서조차 국가 권력이 압도적으로 강한 중국 당국이 원하면 언제든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썼는지 기록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해 제기됐다.
중국은 최근 들어 알리바바 등 자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압박하기 위한 대표적 명분으로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개인정보 보호 강화 움직임은 당국의 권위에 도전할 정도로 성장한 민간 빅테크가 더는 자유롭게 방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을 뿐 국가의 개인정보 과도 수집과 남용 가능성을 견제하는 논의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렸다는 평가다.
최근 정저우시 관리들은 은행 예금 사고 피해자들이 관내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을 막으려고 피해자들의 코로나19 건강코드를 이동이 금지되는 적색으로 바꾸고 일부를 격리 시설에 가두는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었다.
이는 방역을 위해 수집된 개인정보가 어떻게 국가에 의해 불법적으로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활용됐는지를 적나라하게 폭로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범 도시에서 일반 주민들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시범 사업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베이징, 상하이, 선전, 쑤저우, 청두, 시안, 칭다오 등 17개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가 자유롭게 쓰이고 있어 웬만한 중국 대도시에서는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개인 간 송금에서 온·오프라인 상점 결제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폭넓게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과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는 장소는 작년 말 기준 각각 2억6천만개, 800만곳을 넘겼다.
누적 거래액은 875억(약 17조원)에 달했다.
디지털 위안화 거래 방식은 얼핏 보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기존의 전자결제 수단과 유사해 일반인도 금방 적응해 쓸 수 있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중국인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거래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어 할인 프로모션 등 혜택이 없다면 아직은 굳이 디지털 위안화를 써야 할 필요를 잘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양사가 장악한 금융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재편하고 외부적으로는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질서의 변화를 도모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25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무창춘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소장은 24일 열린 포럼 강연에서 "디지털 위안화는 휴대성이 매우 뛰어나 만일 현찰과 동등한 익명성을 부여한다면 돈세탁 등 불법 거래 행위가 매우 편리해져 디지털 위안화에 현찰과 동등한 익명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무 소장은 "익명성이 너무 강하면 범죄자들에게 새로운 범죄 토양을 제공할 수 있다"며 "보이스피싱, 인터넷 도박, 돈세탁, 마약 거래와 심지어 테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죄와 관련된 대량의 불법 거래 자금이 전자 결제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화에 유입될 수 있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등 국제기구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소액일 때만 익명성을 보장하고 나머지 거래 때는 실명으로 은행 등 운영 기관의 전산망에 주고받는 이들의 기록을 남기는 '통제 가능한 익명성'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해 시중에 공급하면 개별 은행과 전자결제 업체 등 운영 기관들이 각각 책임을 지고 고객의 데이터를 따로 보관하기 때문에 고객의 개인정보가 강하게 보호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의 공안 등 기관은 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있을 때 법적 근거에 따라 각 운영 기관이 보관하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 거래 내역을 확보할 수 있다.
실물이 없는 디지털 위안화와 지폐로 된 현행 위안화 현금은 법적으로는 같은 지위지만 추적 가능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점을 갖게 된 것이다.
무 소장은 "불법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만 권력 기관이 법에 따라 운영 기관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조사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간 중국 내부에서조차 국가 권력이 압도적으로 강한 중국 당국이 원하면 언제든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썼는지 기록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해 제기됐다.
중국은 최근 들어 알리바바 등 자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압박하기 위한 대표적 명분으로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개인정보 보호 강화 움직임은 당국의 권위에 도전할 정도로 성장한 민간 빅테크가 더는 자유롭게 방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을 뿐 국가의 개인정보 과도 수집과 남용 가능성을 견제하는 논의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렸다는 평가다.
최근 정저우시 관리들은 은행 예금 사고 피해자들이 관내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을 막으려고 피해자들의 코로나19 건강코드를 이동이 금지되는 적색으로 바꾸고 일부를 격리 시설에 가두는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었다.
이는 방역을 위해 수집된 개인정보가 어떻게 국가에 의해 불법적으로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활용됐는지를 적나라하게 폭로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범 도시에서 일반 주민들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시범 사업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베이징, 상하이, 선전, 쑤저우, 청두, 시안, 칭다오 등 17개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가 자유롭게 쓰이고 있어 웬만한 중국 대도시에서는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개인 간 송금에서 온·오프라인 상점 결제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폭넓게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과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는 장소는 작년 말 기준 각각 2억6천만개, 800만곳을 넘겼다.
누적 거래액은 875억(약 17조원)에 달했다.
디지털 위안화 거래 방식은 얼핏 보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기존의 전자결제 수단과 유사해 일반인도 금방 적응해 쓸 수 있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중국인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거래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어 할인 프로모션 등 혜택이 없다면 아직은 굳이 디지털 위안화를 써야 할 필요를 잘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양사가 장악한 금융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재편하고 외부적으로는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질서의 변화를 도모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