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아'가 쓴 20여 편의 시 극화
AI가 쓴 시가 연극으로…'파포스' 내달 대학로 무대에
인공지능(AI)이 쓴 시들을 토대로 구성한 연극 '파포스'가 무대에 오른다.

창작집단 리멘워커는 인공지능 시극 '파포스'(PAPHOS)를 오는 8월 12~14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5일 밝혔다.

'파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조각가 피그말리온과 조각상 갈라테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름으로, 인공지능으로 탄생한 연극을 상징한다.

이 작품의 극본은 인공지능 '시아'(SIA)가 쓴 20여 편의 시다.

시아는 미디어아트 그룹 슬릿스코프와 카카오브레인이 작년에 개발한 시 쓰는 인공지능으로, 카카오브레인의 AI 언어 모델인 'KoGPT'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아는 인터넷 백과사전과 뉴스 등을 읽으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약 1만 편의 시를 읽고서 작법을 배워 시를 쓸 수 있게 됐다고 리멘워커는 설명했다.

시아의 시 쓰기 알고리즘으로 쓰여진 '아무것도 세지 않았다', '슈뢰딩거 텍스트', '불가해한 공식', '주사위가 필요한 순간' 등 20여 편의 시들이 리멘워커 김제민 대표(서울예대 교수)의 연출로 극화된다.

배우 박윤석, 박병호, 류이재, 김수훈, 이혜민이 출연하는 이 작품의 공연과 더불어 시아가 내놓은 시들은 다음 달 '시를 쓰는 이유' 제목의 시집으로도 출판된다.

실험적 성격이 강한 '파포스'는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리멘워커는 "'파포스'에서 시아가 쓴 시들의 의미를 찾고 감상하는 행위는 오롯이 관객의 몫"이라면서 "관객들은 공연을 통해 시의 여백을 채워가면서 감상의 유희를 경험하게 되고, 이를 통해 역으로 관객의 시심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