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소비자 지출이 가파른 물가와 금리 상승 여파로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소비자 지출, 물가 뜀박질에 '움찔'…재량지출 급감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5일 주요 시중은행 자료를 인용해 생필품이 아닌 가전·오락·외식 등 '재량지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호주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기초 생활비를 제외한 기타 부문의 지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뱅크의 벌린다 앨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호주중앙은행(RBA)이 10여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 지출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식·유흥·일반 소비재 등에 대한 재량지출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앨런 이코노미스트는 "식품·에너지·교통 등 필수 항목에 대한 지출은 전혀 줄지 않았다"면서 "이들 항목의 가격 상승률이 다른 일반재보다 두배 가량 높아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요 은행인 NAB 역시 소비자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앨런 오스터 NA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들어 소비 지출이 완만하게 둔화하기 시작했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금리인상·고인플레·신뢰도 저하 등으로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조만간 5.1%에서 6%대로 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 지출 감소가 인플레 억제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이들 은행은 내다봤다.

RBA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석달 동안 잇달아 '빅스텝'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0.10%에서 1.35%까지 끌어올렸다.

RBA는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한 중립 수준인 2.5%까지 올린다는 입장을 최근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