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기본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면서 함께 사는 가족이나 동거인과도 접촉을 가급적 줄이는 등 분투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 탓에 원치 않는 '피신'이나 동거를 하게 되면서 갈등을 겪는 사례도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백숙영(77) 씨는 2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며느리가 확진되고서, 직장에 계속 출근해야 하는 아들이 사나흘간 집에 와 있었다"며 "아들이 오랜만에 온 김에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닭백숙 등 고기반찬도 해 먹었다"고 말했다.
반면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확진된 시누이 부부와 함께 살던 시어머니가 우리 집에 오신지 2주째"라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집안 사정상 남편이 잠시 일을 쉬면서 집안일을 하고 있고 쉬는 날에는 조금씩 분담하는데, (어머니가) '왜 쉬는 날까지 아들이 일을 다 하냐'면서 화를 내셨다"며 "그렇게 해놓으시고는 맘이 불편하셨던지 계속 내 눈치를 보시고 주말에 아침도 차리지 말라고 하시더라.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전모(26) 씨는 "아버지가 지병이 있으셔서 특히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가족들 모두 감염에 예민하다"며 "최근 내가 확진되기도 해서 집에 자가검사키트를 10개 넘게 구비해놓고 가족 모두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이나 동거인 간 감염을 막으려 집에서 자가키트로 검사를 자주 하다 보니 비싼 키트 가격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불만도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정진훈(26) 씨는 "키트 2개가 들어 있는 박스를 1만원에 샀다"며 "너무 비싸지 않으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55) 씨는 최근 3일 연속으로 자가키트를 구매했는데,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A씨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친구 집 주변 편의점에서는 2상자(1상자에 자가검사키트 2개입)를 2만원에 샀는데, 서울 도봉구의 집 주변 약국에서는 1상자에 8천원, 2상자에 1만6천원인 것을 보고 놀랐다"며 "사면 살수록 결국 가격 차가 꽤 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온라인 맘카페에는 아이들 학교나 학원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문자가 계속해서 오고 있어 불안하다면서 "더워도 마스크를 꼭 해야겠다"라거나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겠다"고 다짐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