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강 전력분석팀장의 라이벌 평가…선두 SSG '비교 우위'
지략의 대가들이 뽑은 소속팀 키 플레이어는 김택형·푸이그·3선발
22일 프로야구 후반기 레이스 재개와 함께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등 승률 6할대 이상의 3강 싸움도 다시 시작된다.

전반기에 보인 월등한 기량 덕분에 세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의심하는 시선은 거의 없다.

후반기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세 팀의 순위가 어떻게 결정되느냐다.

SSG는 시즌 개막 후 86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아 역대 최장기간 1위라는 타이틀을 보유 중이다.

박병호(kt wiz), 조상우(입대) 등 투타 핵심 선수들이 빠졌는데도 키움은 SSG를 4.5경기 차로 쫓는 2위를 달리며, LG 역시 공수에서 탄탄한 전력을 뽐내며 키움을 0.5경기 차로 추격하는 3위다.

연합뉴스가 20일 세 팀의 전력분석팀장에게 물었더니 키움과 LG 전력분석팀장은 공수에서 완벽에 가까운 SSG의 짜임새를 높이 평가했다.

키움은 마운드에서, LG는 타선에서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역으로 보면, 키움은 타선의 짜임새가 두 팀보다 조밀하지 못하고, LG는 확실한 3선발 투수가 없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김정준(52) SSG 데이터센터장과 노석기(51) LG 데이터분석팀장은 프로에서 각각 야수와 투수로 뛴 선수 출신이자 한국프로야구에서 전력 분석의 대가로 꼽히는 이들이다.

둘은 LG, SK(SSG의 전신)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전력 분석의 새 장을 함께 연 절친한 사이다.

경제학 석사 출신의 이철진(37) 키움 전력분석팀장은 '선출'은 아니지만, 통계를 야구에 접목한 전문적인 데이터로 키움을 강팀의 반열에 올려둔 또 다른 능력자다.

◇ 경쟁팀을 어떻게 보시나요
▲ 김정준 SSG 데이터센터장 = LG는 선발 투수를 빼곤 모든 게 갖춰진 팀이다.

문성주와 문보경은 2% 부족해 보이던 LG 타선을 채운 선수들로, 타선은 흠잡을 데가 없어 보인다.

정우영과 고우석을 앞세운 LG 불펜보다 좋은 팀은 없다.

LG는 앞에서 (타선이) 터뜨려서도, 뒤에서 (불펜이 상대 공격을) 묶어서도 이길 수 있는 팀이 됐다.

키움은 굉장히 끈질긴 팀이다.

선발진이 확실하고, 타격, 투수, 수비에 모두 중심 선수가 있다.

키움 불펜이 이렇게 잘하는 건 포수 이지영의 힘 덕분이라고 본다.

8회에 상대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면 9회에는 누구나 등판해도 이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8회 셋업맨을 중시하는데, 키움의 김재웅이 워낙 잘 던져주고 있다.

야시엘 푸이그가 올라오면 김혜성, 이정후와 더불어 팀 컬러가 확실해져 타선도 무서워진다.

강병식 타격, 송신영 투수 코치가 방향성을 잘 잡고 선수들을 잘 이끄는 것 같다.

▲ 이철진 키움 전력분석팀장 = 전체적인 전력의 밸런스가 SSG, LG 모두 좋다.

딱 붙어보면 강팀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경기 수준도 높다.

두 팀 선수들이 경험도 많고 집중력도 좋다.

SSG는 구심점 최정과 한유섬을 축으로 박성한, 최지훈 등이 뒤를 받치고, LG는 김현수와 채은성을 중심으로 문성주, 이재원이 힘을 보태는 등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

아무래도 최근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고, 전반기 막판 붙은 결과를 보면 SSG와 대결할 때가 빡빡하다.

▲ 노석기 LG 데이터분석팀장 = SSG의 공수 짜임새가 너무 좋다.

(방출당한 투수) 이반 노바가 불안했지만, 이태양과 노경은 두 투수가 선발진을 충실히 채워줬고, 특히 김광현이 돌아오면서 작년에 약점이던 선발진이 강해졌다.

SSG 타선은 작년에도 좋았는데, 박성한과 최지훈의 기량이 올라와 전체적으로 장타, 기동력, 정확한 타격 등을 갖춰 경기 중후반에도 점수를 낼 수 있는 상당히 좋은 타선을 구축했다.

공격력이 키움보다는 나아 경기할 때 고전한다.

키움은 6선발 체제를 돌릴 수 있는 선발진이 무척 튼튼하다.

조상우가 빠졌는데도 문성현, 하영민, 김재웅이 급성장했다.

빠르게 대체자를 발굴하고 육성해 탄탄한 불펜진을 구성했다.

◇ 후반기 키 플레이어를 뽑는다면
▲ 김정준 센터장 = 열쇠는 김택형이 쥐고 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선발 투수의 힘이었다.

새 투수 숀 모리만도도 봐야겠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박종훈, 노경은, 이태양 등 선발 카드가 뒤에 버티고 있다.

문제는 7∼9회 싸움이다.

경기 종반에 투입될 문승원과 서진용이 제 몫을 한다고 가정할 때 7∼8회에 등판하는 김택형의 활약상이 중요하다.

택형이가 잘 막아주면 불펜 운용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우리 팀의 믿는 구석은 선수들의 이기려는 의지가 무척 세다는 사실이다.

전반기 막판에 턱밑까지 쫓아온 키움이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해이해지는 걸 막았다.

선수들이 더욱 긴장하고 집중하는 모습에서 힘을 느꼈다.

2위권과 게임 차가 더 벌어졌을 때가 우리에겐 더욱 위험할 수 있다.

▲ 이철진 팀장 = 푸이그다.

푸이그가 부진해 우리 팀의 여러 타격 지표가 떨어졌는데, 타석에서 위압감을 주는 푸이그가 살아나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을 장타로 받쳐준다면 우리 타선도 훨씬 힘을 낼 것이다.

▲ 노석기 팀장 = 김윤식, 이민호가 선발 투수로서 후반기에 더 나은 실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가을 야구를 생각한다면 단기전에서 선발 투수의 능력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둘 중에 한 명이 확실한 3선발 투수로 입지를 굳힌다면 선발진의 무게감도 달라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