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中 제조업…공급망 붕괴 속 메이저 헤드폰업체 폐업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와 공급망 붕괴 속에서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도 제조업체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한달에 40만개의 헤드폰을 생산하던 중국의 메이저 블루투스 헤드폰업체 둥관 코포가 최근 영구 폐업을 선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전했다.

중국의 제조업 허브로 불리는 광둥성 둥관시에 자리한 둥관 코포는 최대 1천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리며 12년간 운영됐으나 "여러 역외 전자상거래 바이어들로부터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재고가 엄청나게 쌓이면서 타격을 입었다"며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둥관 코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와 무역 흐름은 전례 없이 붕괴했다.

우리는 최근 몇년간 손실을 봤고 계속 운영하는 게 어려워졌다"며 "갑작스러운 (우크라이나) 전쟁은 또다른 타격이 됐고 시장 상황은 암울할 뿐이다"고 밝혔다.

SCMP는 "주장삼각주에서 여러 유명 공장들이 문을 닫은 데 이어 둥관 코퍼도 폐업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내 제조와 주요 역할에서 중국의 경쟁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제조업 중심지의 문제는 더 광범위한 경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수출 부문은 1억8천만명에 일자리를 제공하며 이는 중국 전체 비농업 분야 종사자 5억3천만명의 3분의 1 이상이다"고 설명했다.

주장삼각주는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를 꼭짓점으로, 남동쪽으로는 홍콩, 남서쪽으로는 주하이와 마카오까지 부챗살처럼 퍼져 있는 지역이다.

영어로는 '펄 리버 델타'(Pearl River Delta)라고 부른다.

주장삼각주에서도 둥관시에 제조업 공장이 집중돼 있다.

둥관 코퍼의 폐업은 '중국 제조, 아마존 판매' 구조가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은 지난해 6월 대가를 지불하고 '가짜 구매평'을 유도한 혐의로 중국 가전회사 선밸리의 전자제품 브랜드 3종에 대해 거래를 금지하고 관련 계좌를 동결했다.

아마존은 이어 같은 해 10월 선밸리의 다른 브랜드 3종에 대해서도 추가로 판매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선밸리가 아마존에서 운영하던 전체 온라인 점포의 70%에 해당하는 367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3천200만위안(약 62억원) 이상의 자금이 동결됐다.

선밸리는 둥관 코퍼의 최대 고객 중 하나로 아마존의 해당 조치로 둥관 코퍼에 상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SCMP는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가짜 구매평 단속에 나서면서 약 600개의 중국 브랜드를 취급하는 3천개의 온라인 점포를 폐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