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대낮 도로서 차 세우고 현장 수습…2차 사고 방지
도로에 쇠봉 6천개 '와르르'…팔 걷고 나선 시민 영웅들
부산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량에 적재된 쇠봉 6천개가 쏟아져 난장판이 됐으나 시민들의 도움으로 40분 만에 말끔히 정리됐다.

20일 부산 사상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0분께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에서 화물차량(2.5t)에 적재된 쇠봉 6천여개가 쏟아졌다.

쇠봉 수 천개가 도로에 떨어지자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고, 화물차 운전자 역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고가 나자 뒤따라오던 차들이 현장을 목격하고 하나둘씩 길가에 멈춰 섰다.

그러더니 젊은 청년부터 60세가 넘은 어르신까지 시민 10여명이 차에서 내려 자발적으로 쇠봉을 줍는 등 현장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고무장갑을 끼거나 모자를 챙겨 쓴 채 묵묵히 쇠봉을 치웠다.

현장에 출동한 정성윤 엄궁파출소 경위는 "처음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화물차 업체에서 나온 직원이 현장을 정리하는 줄 알았다"면서 "알고 보니 시민들이 차에서 내려 현장을 치우고 있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한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 속에서 작업이 계속되자 쇠봉을 줍던 한 시민은 자신의 차에 있던 생수를 꺼내 주변인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이 사고로 강변대로 4개 차선 중 2개 차선이 한때 통제되기도 했지만, 시민들 도움 덕분에 현장은 아무런 2차 사고 없이 40여분 만에 정리됐다.

가전제품의 부품으로 쓰이는 이 쇠봉은 당시 화물차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경위는 "미끄러운 쇠봉이 도로를 굴러다녀 빨리 치우지 않았더라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지나가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현장 정리에 도움을 줘 감사하다"며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