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대표팀 복귀…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맹활약
여자축구 한일전 분패했지만…박은선 '고공 플레이' 빛났다
한일전에서 분패했지만, 베테랑 스트라이커 박은선(36·서울시청)의 고공 플레이는 빛났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콜린 벨 감독이 지난달 캐나다와 평가전을 앞두고 박은선을 대표팀에 선발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이후 한 번도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박은선이 과연 7년 만에 오르는 국제무대에서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박은선은 지난달 27일 열린 캐나다와 원정 평가전(0-0 무승부)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를 지켰다.

하지만 벨 감독의 신뢰는 굳건했다.

박은선을 선발할 때 "그의 피지컬은 다른 선수에게는 없는 장점"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던 벨 감독은 캐나다전 바로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은선은 잘해주고 있다.

내 구상에 들기 위해 (월드컵 본선까지) 함께 몸을 만들어갈 시간이 12개월이나 있다"며 힘을 실어줬다.

박은선은 19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 개막전에서 벨 감독의 믿음에 절반은 보답했다.

여자축구 한일전 분패했지만…박은선 '고공 플레이' 빛났다
한국은 전반 33분 미야자와 히나타에게 먼저 실점했다.

후반 14분 지소연(수원FC)의 환상적인 터닝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후반 20분 나가노 후카에게 추가 실점해 1-2로 끌려갔다.

벨 감독은 후반 31분 추효주(수원FC)를 빼고 박은선을 최전방에 세웠다.

박은선의 머리를 겨냥한, 선 굵은 축구로 득점을 노리겠다는 복안이었다.

비록 그간 A매치는 뛰지 못했지만 올 시즌 WK리그에서 팀 내 득점 1위(5골)에 올라있을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유지해온 박은선은 장기인 포스트 플레이로 일본 수비진을 압도하며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후반 36분 조소현(토트넘)의 슈팅으로 이어진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박은선이 문전에서 머리로 떨군 공을 지소연이 수비수 3명 사이에서 키핑해내고 컷백을 했다.

이어진 조소현의 슈팅이 아쉽게 골대 밖으로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으나, 벨 감독은 박은선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득점 루트를 확인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7시 중국을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일본전 패배로 우승 가능성이 옅어졌으나, '실험'을 할 여유는 많아졌다.

선발로 내보내기는 어렵더라도 박은선에게 출전 시간을 더 부여한다면, 1년 앞으로 다가온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 대비한 '고공 플레이' 전술을 더 가다듬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