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부족하니 달라"며 이웃집 침입 후 감금·가혹행위
이웃 성폭행·살해 후 살아있는 것처럼 '문자'…2심도 징역 30년
이웃집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성이 1·2심 모두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이승철 고법판사)는 14일 강도강간,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7년간 신상정보 공개,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1일 오전 10시 30분께 자신이 사는 광주의 한 아파트 이웃집에 침입해 집주인 B(60대)씨를 성폭행하고 같은 날 오후 6시 45분께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술값이 부족하다며 별다른 친분이 없던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했다.

요구를 거절당하자 피해자를 폭행한 뒤 감금했고 집에 놓인 현금을 챙겨 김밥과 술을 사다 마시고 잠을 청하는 등 피해자 집에서 장시간 가혹 행위를 했다.

이후 피해자를 괴롭혀 알아낸 통장 비밀번호로 수십만원을 인출하고 돌아와 피해자를 질식사시켰다.

A씨는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피해자가 무사한 것처럼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이 이상하다고 느끼고 신고해 범행 6일 만에 체포됐다.

재판부는 "A씨는 사람을 살해했고 엽기적인 범행으로 피해자에게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유족들에게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는 아니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시작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