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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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여성 캐디를 앞에 둔 채로 골프공을 쳐 다치게 한 50대에게 법원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3단독 양석용 부장판사는 캐디 B 씨를 앞에 두고 골프채를 휘둘러 공으로 얼굴을 맞힌 혐의(중과실 치상)로 재판에 넘겨진 A(59)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14일 경남 의령군 한 골프장에서 경기를 보조하던 캐디 B 씨를 약 10m 앞에 두고 골프채를 휘둘러 공으로 안면을 맞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8번 홀에서 친 샷이 해저드(골프장 내 움푹 파인 웅덩이나 연못)에 빠져 B 씨가 공을 주우러 간 사이 골프채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공이 해저드 구역(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가자 B 씨가 해저드로 옮겨 공을 칠 것을 안내했지만, 골프 규칙을 위반하면서 그 자리에서 다시 공을 쳤다.

B 씨는 얼굴에 골프공을 맞아 오른쪽 눈 부위에 전치 4주, 코뼈 골절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B 씨 법률대리인인 황성현 변호사는 고소장에서 "A 씨 행위는 5시간 내내 고객의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여기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양 부장판사는 "평균적으로 18홀에 100타 이상을 치는 등 골프 실력이 미숙해 피해자의 안내에 따라 경기를 진행하고, 골프 규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급했다"며 "경기보조원으로서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피해자에게 과실이 전혀 없다고 보기에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