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3루수 도약…공격에서는 '알토란'·수비에서는 '핵심' 활약
김일경 코치와 포구 훈련부터 기초 다져…3루수 WAA 1위
작년까지 송성문(26·키움 히어로즈)은 수비보다는 타격이 강점인 선수였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강한 면모를 보였는데,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 0.426(61타수 26안타)에 2홈런, 17타점으로 '가을 야구'만 가면 '미친 선수'로 변신했다.

하지만 올해는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키움의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시즌 타율은 0.258에 홈런 7개, 49타점으로 팀 내 홈런 3위와 타점 2위를 기록 중인데, 스스로 "주전 3루수가 강한 팀이었다면 이렇게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신 수비는 리그 전체 3루수 가운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웹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송성문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WAA)는 0.704로 3루수 가운데 1위다.

쉽게 이야기해서 송성문이 3루 수비로만 이번 시즌 0.704승을 팀에 보탰다는 의미인데, 이 부문 2위인 최정(0.465)보다 50% 이상 높은 수치다.

송성문은 리그 3루수 가운데 가장 많은 714⅔이닝을 수비해 실책도 10개로 가장 많지만, 넓은 수비 범위로 물 샐 틈 없이 핫코너를 지켜 키움의 전반기 2위 질주의 숨은 주역으로 활약했다.

송성문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선발로 나서도 대수비로 교체됐지만, 올해는 경기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면서 "수비는 마음이 편해야 퍼포먼스가 나오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올해 일취월장한 수비의 비결을 공개했다.

여기에 기본을 강조한 김일경 수비 코치도 송성문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는 "겨울부터 포구에 집중하도록 하셨다.

원래 포구에 두려움이 많았는데, 수비 때 중심을 아래에 두라고 말씀하신 게 많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때는 펑고 훈련을 쉬도록 해주시는데, 체력적으로 조절이 되니까 집중력도 생기고 좋은 수비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시즌 초반 송성문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4월 타율은 0.155에 그쳤는데, "군대 다녀오고 첫 풀타임 시즌이라 많이 준비했는데 초반부터 안 돼서 자신에게 실망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송성문은 5월 타율 0.310, 6월 타율 0.333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키움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송성문은 "스트레스가 심했던 어느 날 학창 시절 생각이 났다.

그때는 잠실구장에서 야구 보며 한 경기라도 뛰는 게 소원이라 생각했다"면서 "지금 그 자리에 있으니 행복한 거로 생각하며 즐기려고 하니까 야구가 풀리기 시작했다"며 슬럼프 탈출의 비결을 밝혔다.

후반기에는 더 많은 득점으로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게 목표다.

송성문은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면 필승조 투수 선수들도 쉬는 날이 많을 텐데 점수를 많이 못 내서 미안하다.

그래도 잘 던져줘서 고맙다"고 했다.

최근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송성문이 활약할 때마다 그의 합성 사진이 올라온다.

키움 구단이 SNS용 선수 스티커를 제작했는데, 끼가 넘치는 송성문은 카메라를 한동안 응시하다가 입술을 내미는 영상을 찍었다.

순식간에 송성문에게는 '키스성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송성문은 "남들이 안 하는 색다른 걸 해보려고 한 건데 조금 과했다"며 쑥스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만 "제가 봐도 부담스러워도 팬들이 즐거워해 주신다면 합성 사진 사용해도 괜찮다"며 팬들의 색다른 관심에도 감사 인사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