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스포츠 스타들의 식단
윔블던 테니스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세르비아의 전사’ 노바크 조코비치(35)는 188㎝의 큰 키에도 77㎏의 몸무게를 유지한다. 비결은 식단이다. 20대 때 경기 중 라커룸에서 구토하고 패한 그는 밀가루 주성분인 글루텐 소화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글루텐프리’ 음식과 함께 생선, 닭고기 외에는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준(準)채식주의자 ‘폴로 베저테리언’으로 전향했다.

축구 선수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상 최다(7회) 수상자인 리오넬 메시(35)도 경기 중 구토하다가 식단 관리의 열쇠를 찾았다. 좋아하던 초콜릿과 탄산음료 탓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설탕을 끊었다. 조코비치의 최대 라이벌이자 테니스 메이저 역대 최다(22회) 우승자인 라파엘 나달(36)도 10년 이상 지키고 있는 식사 철칙이 있다. 점심·저녁상에 육류 대신 늘 찐 생선과 새우 사오마이 등을 올리브유, 샐러드와 곁들여 먹는 것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달은 별도 요리사를 두고 있지 않지만, 적잖은 스포츠 스타들이 전담 요리사와 트레이너 운영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38)는 건강 관리를 위해서만 연간 150만달러 이상을 쓰고 있다.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는 기름과 소금이 일절 들어가지 않은 음식으로 하루 여섯 번 식사하는 까다로운 식이요법 등으로 ‘체지방률 7%’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트레이너 팀 전원에게 자동차를 선물할 정도로 자신의 건강과 주변을 챙긴다.

베이징올림픽 8관왕 등 총 23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수영의 전설’ 마이클 펠프스는 스모 선수를 능가하는 엄청난 식사량이 파워의 원천이다. 경기 후 빨리 젖산을 분해하기 위해 마사지 후 아이스 탱크에 들어가고, 많이 먹는다. 아침에만 샌드위치 3개, 오믈렛 5개, 토스트·초콜릿 팬케이크 3개씩 등 4000칼로리를, 하루에 일반인의 5배가 넘는 최소 1만2000칼로리를 섭취한다.

반대로 배고픔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는 경우도 있다. 86 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인 ‘라면 소녀’ 임춘애의 힘은 헝그리 정신이었다. 요즘 한국 육상의 간판선수로 떠오른 높이뛰기의 우상혁도 가장 좋아하는 먹거리가 라면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는 최애 식품도 체중 관리 차원에서 멀리한다. 뚜렷한 목표 의식과 강인한 집념, 그리고 흔들림 없는 절제력은 모든 분야에서 성공 요인이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