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당시 靑 국정상황실장…"선박증거 인멸돼, 한국서 재판하면 무죄 가능성 높았다"
어민북송 논란에 윤건영 "귀순 진정성 못느껴…투항요구에 도망"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3일 이른바 '탈북어민 북송사건'과 관련해 "(북송 어민들이) 16명을 죽인 엽기 살인마이고, 당시 귀순 의사가 명확하지 않았고,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고, 법정에 세워서 죄를 벌할 수 없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방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을 비롯한 당내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태스크포스(TF)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16명을 살해한 엽기적인 흉악범 북한 주민마저 우리나라 국민으로 받아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여권에 반박했다.

해당 사건이 일어난 2019년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16명 살인을 저지른 엽기적 살인마의 귀순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결국 어민들이 '남한에 가고 싶어서' 월남한 것이 아니라, 살인을 저지른 상태에서 북한으로 넘어간다면 사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남한에 머무르기를 바랐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이 경우 남한에서 살기를 원해 넘어오는 '진정성 있는' 귀순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특히 이들이 처음 남한군을 접했을 때에는 북한으로 도망가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윤 의원은 "(어민들은) 애초 우리 군의 투항 요구에 (북한) 자강도로 도망가려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당시 정부가 이들의 범죄행위를 판단한 근거와 관련해서는 "'16명을 흉악하게 살해했다'는 당사자의 진술이 있었고, 우리 군의 정보자산을 통해 확보한 정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탈북어민들을 북송하지 않고 우리 법정에 세울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선박에 남은 모든 증거를 인멸한 상황이었다"며 "진술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할 경우 무죄로 풀려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버젓이 살아갈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세금으로 그들을 보호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당시 (탈북어민들이) 증거인멸을 위해 선박에 페인트칠을 다시 할 정도로 주도면밀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법정에 세웠을 때 법의 정신에 따라 처벌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통일부가 3년 만에 귀순 어민 사진을 공개하는 등 입장이 3년만에 180도 바뀐 것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윤 의원은 "통일을 위한 부처가 통일부인데 정쟁의 한가운데로 끌려 들어오는 모습이 서글프다 못해 측은할 정도"라며 "대단히 이례적인 행위를 왜 하는지, 어떤 근거로 하는지, 누구의 지시로 하는지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권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이어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까지 문제 삼으며 문재인 정권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전선을 확대하자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과도한 여론몰이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전 정권이 유독 북한과 관련해 여론몰이하는 모습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