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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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자들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을 넣고 있다. 하반기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추정치가 낮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美투자자 '인버스 ETF' 베팅…하루 2억달러 유입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적인 미국 인버스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 ETF(SQQQ)’에는 이날 2억475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한 달 사이 하루 순유입액 중 최대였다. 최근 나흘간 5억1800만달러가 늘어났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역으로 세 배 추종한다.

다른 인버스 ETF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S&P500지수를 역으로 세 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S&P500(SPXU)’은 6월 이후 8억75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운용자산(AUM)이 15억5610만달러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S&P500을 역으로 세 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S&P500 베어 3X 셰어즈(SPXS)’에는 최근 한 달(6월 8일~7월 8일)간 8144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인버스 ETF의 수익률은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나스닥지수는 28.17%, S&P500지수는 19.64% 하락했다. 반면 SQQQ는 올해 85.51%, SPXU는 57.0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업 실적 하락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인버스 ETF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이 경기 침체로 들어서면 S&P500지수가 현재보다 22%가량 하락한 30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18조원가량의 자산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전략가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위험을 회피(헤지)하거나 하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