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POC)의 단점인 낮은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타액진단 시장에서 편의성과 정확성을 겸비한 제품들을 내놓겠습니다.”

이동호 켈스 대표는 12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면역·분자진단 기업인 켈스는 이온 농도에 따라 검체 속 성분들을 분리하는 기술로 정확도를 높인 타액진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켈스의 핵심 기술은 이온농도분극(ICP) 기술이다. 전류 흐름에 따라 검체 속 이온이 이동해 검체 속 성분이 특정 위치에 각각 농축도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단백질, 리보핵산(RNA), DNA, 세포 등의 거의 모든 생체 분자의 농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로 검체를 분리·농축하면 기존 진단법의 민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켈스가 이 기술을 적용하려는 주 제품은 타액진단이다. 타액진단은 검체 채취가 쉬워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자가 진단에 널리 쓰인 방식이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에선 타액진단 기술이 세계 10대 유망기술에 선정되기도 했다. 켈스는 소량의 전압을 걸어 검체 속 성분들을 따로 농축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휴대가 가능한 검체 농축키트인 ‘퓨리프렙’을 개발했다. 연내 국내 허가가 목표다.

이 대표는 “ICP 기술을 적용해 C형간염 바이러스(HCV),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을 대상으로 한 면역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CP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제품 대비 민감도가 50~100배 뛰어나다고 했다. 켈스는 ICP 기술로 면역진단뿐 아니라 분자진단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분자진단에 앞서 ICP 방식으로 검체를 전처리하는 시약 제품의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켈스는 타액진단의 편의성을 살려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걸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면역진단 결과 이미지를 찍은 뒤 이를 서버에 전송하면 검사 결과를 원격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분자진단 분야에선 스마트폰으로 검체 정보를 입력한 뒤 검체를 운송받는 형태로 원격진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밀진단 사업도 켈스의 장기적인 사업 과제 중 하나다. 회사는 엑소좀 속 RNA를 검사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을 구축했다. 엑소좀 속 마이크로RNA(miRNA)를 검사해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는 진단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허혈성 뇌졸중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확보했다”며 “현재 이 바이오마커 miRNA의 품질 지속성 평가(밸리데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켈스는 향후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 진단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간암 진단과 관련된 바이오마커도 아주대 의료원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연구 중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진단제품 판매로 유럽과 남미 등 19개국에 판매 거점을 확보했다”며 “최근 코로나19 진단제품뿐 아니라 HIV·HBV 진단 제품 등도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켈스의 설명에 따르면 켈스는 올 상반기 매출 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67억5600만원을 넘어섰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