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들 공격적 채용, 경기침체 우려에 '급브레이크'

일자리 증가세 둔화…일부 기업선 감원 바람

미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의 공격적인 채용이 진정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고용자료에 따르면 6월에 기술 분야 일자리가 늘어나긴 했지만, 올해 들어 다른 시기와 비교하면 그 규모가 줄었다.

예컨대 컴퓨터·전자제품 분야 일자리가 6월에 2천300개 늘었으나 올해 1∼5월 월 평균 2천800개엔 미치지 못했다.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 잔코 어소시에이츠는 올해 IT 업종 일자리의 연간 증가 규모가 19만6천개로 작년 21만3천개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기업들 사이에선 감원 바람도 불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7일 인사 관련 부서 직원의 30%를 정리해고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지난달 자율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 관련 직원 200여명을 해고했다.

넷플릭스는 전체 직원의 약 3%에 해당하는 약 300명을 감축했다.

유니티 소프트웨어, 게임스톱 등 비디오게임 관련 회사들도 최근 직원을 줄였다.

시장의 급격한 혼란에 큰 타격을 입은 업체들 사이에서 특히 고용 정책의 급변이 두드러졌다.

예컨대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은 지난해에만 해도 직원이 50% 이상 늘었으나, 최근 전체 인원의 약 8%를 해고한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 시장 급락으로 인해 최근 직원 18%를 해고했고,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는 미국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직원의 9%를 감축했다.

다만 구인·구직사이트 등은 인력 수요가 전반적으로 여전히 강하다고 전했다.

구인·구직사이트 집리크루터에 따르면 기술업종 구인공고 수는 다른 업종보다 더 많았다.

기술 분야의 고용 분위기가 변화하게 된 것은 일부 빅테크가 코로나19 대확산 기간의 수요 급증을 보고 채용을 기대 이상으로 많이 늘렸기 때문일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설명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전일제 직원 수는 최근 5년간 거의 2배로 늘어 현재 약 56만3천명에 달한다.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술 회사들에 사람들이 돈을 쏟아붓던 영광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