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보고서…"기업들 생산비용 증가에 이자 부담까지 이중고"
"빅스텝시 성장률 저하·기업 '이중고'…금리인상 속도 조절해야"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경우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1일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미 정책금리를 고려할 때 물가안정과 외국인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급격한 인상은 자칫 국내 성장률 저하와 가계 및 기업부채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 불안정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SGI는 특히 이미 원자재가격 상승과 임금인상 등으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이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p)이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6~27일 열리는데 연준이 6월에 이어 다시 한번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이달 말 한미 정책 금리가 역전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SGI는 국내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단기적 경기 위축, 기업 금융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GI는 과거 물가상승률 둔화기를 바탕으로 연구해본 결과 물가상승률 1%p를 하락시키려면 경제성장률을 0.96%까지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평균 희생률(0.6~0.8%)에 비해 다소 높아 국내 경제가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빅스텝시 성장률 저하·기업 '이중고'…금리인상 속도 조절해야"
SGI는 다음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의 금융부담 증가를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16%로, 코로나19 사태 위기 이전인 2019년의 12.4%보다 약 3.6%p 높아진 상태다.

SGI는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9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클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중소기업들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시 주식·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할 경우 대기업의 부담은 1조1천억원, 중소기업은 2조8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고 원화 환율 평가절하 기대심리도 있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과거 역전 시기보다 높아 이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거시 경제 및 금융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 이외에 추가적인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정책금리 변동 때 기업들이 견딜 체력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정부의 금융 지원 조치 지속과 함께 법인세율 인하 등 기업들의 조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