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청소년 총기난사에 美서 부모 책임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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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사전 징후' 드러내지만 부모가 '무시·방조"
"참사 불안감 속 '혹시 내 아이가 방아쇠 당길라' 악몽도" 최근 미국에서 다수의 사상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들의 범인이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미성숙한 젊은이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의 부모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녀들이 사전에 범행을 암시하는 이상 징후를 드러냈는데도, 부모들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설령 알아차렸더라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참사를 방조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지난 주 시카고 교외 도시 하이랜드파크에서 총기 난사를 저지른 로버트 크리모(21)의 부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모는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참가자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쏴 7명을 살해하고 30여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년 크리모가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한 정황을 보였는데도 총기 면허 동의서를 써준 경위에 대해 경찰 관계자가 부모를 상대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리노이 주법상 총기 면허 취득 대상은 만 21세 이상이다.
21세 이하는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앞서 크리모의 아버지 로버트 크리모 주니어(57)는 A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합법적으로 아들이 총기 면허 취득 절차를 밟게 해줬을 뿐, 내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크리모 아버지가 서명한 해당 문건에 '미성년자의 총기나 화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어리거나 나이가 많지 않은 젊은층이 실수로 총을 쏴 사상 피해를 내거나 훔친 총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용의자 부모에게 부주의에 따른 과실치사 혐의를 묻기도 한다.
반면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에서는 나이가 어린 용의자의 부모를 기소하는 사례가 지금까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의 과실이 개입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10∼20대가 저지르는 총기 난사 참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부모가 사전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총기 난사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폭력 프로젝트'에 따르면 1966년 이후 공공장소에서 4명 이상을 총기로 살해한 25세 이하 피의자는 50명이 넘는다.
이 같은 수치는 갱단이나 강도가 저지른 사건을 제외한 것이다.
이들 용의자의 부모 중 일부는 자녀의 범행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경고 신호'를 무시하거나 심지어 아이에게 총기 소지를 허용해, 결국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몇몇 부모는 자녀가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을 인지하고도 외부 도움을 요청할 생각을 하지 못하거나 현실을 애써 모른 척 하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해 미시간주 한 고교에서 이선 크럼블리(15)가 다른 학생 4명을 총격 살해한 사건과 관련, 검찰은 가해자의 부모를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가해자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권총을 사 온 뒤 집에서 허술하게 보관했을 뿐 아니라, 유혈 낭자한 끔찍한 그림을 그린 아들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는 등 사실상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총기 난사 사건의 청소년 범인이 사전에 이상 징후를 보인 사례는 드물지 않다.
17명이 사망한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 니콜라스 크루즈(당시 19세)도 범행 전 주변에 자신의 총을 자랑하거나 몇 차례 집에서 난동을 부렸다.
2012년 어린이 20명과 어른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 애덤 랜자(당시 20세)의 어머니가 과거 자녀의 정신건강 치료 권유를 묵살한 정황이 드러났다.
랜자는 범행 후 극단 선택을 했다.
질리언 패터슨 폭력 프로젝트 공동 설립자는 "총기 난사 사건 가해자 10명 중 8명은 공격 전 우울증이나 고립감을 호소하거나, 학교 또는 직장을 그만두는 등 뚜렷한 행동 변화를 보인다"며 "그들의 부모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누구나 그렇듯 (아이가)그런 짓을 벌일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미국 부모 상당수는 아이들이 총기 난사 참사에 희생될까 우려하는 한편으로 '내 아이, 특히 아들이 어딘가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어쩌나' 하는 악몽 같은 걱정도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한, 청소년 총기난사범의 부모 상당수는 이름을 바꾸거나, 고향을 떠나는 등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참사 불안감 속 '혹시 내 아이가 방아쇠 당길라' 악몽도" 최근 미국에서 다수의 사상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들의 범인이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미성숙한 젊은이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의 부모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녀들이 사전에 범행을 암시하는 이상 징후를 드러냈는데도, 부모들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설령 알아차렸더라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참사를 방조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지난 주 시카고 교외 도시 하이랜드파크에서 총기 난사를 저지른 로버트 크리모(21)의 부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모는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참가자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쏴 7명을 살해하고 30여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년 크리모가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한 정황을 보였는데도 총기 면허 동의서를 써준 경위에 대해 경찰 관계자가 부모를 상대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리노이 주법상 총기 면허 취득 대상은 만 21세 이상이다.
21세 이하는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앞서 크리모의 아버지 로버트 크리모 주니어(57)는 A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합법적으로 아들이 총기 면허 취득 절차를 밟게 해줬을 뿐, 내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크리모 아버지가 서명한 해당 문건에 '미성년자의 총기나 화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어리거나 나이가 많지 않은 젊은층이 실수로 총을 쏴 사상 피해를 내거나 훔친 총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용의자 부모에게 부주의에 따른 과실치사 혐의를 묻기도 한다.
반면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에서는 나이가 어린 용의자의 부모를 기소하는 사례가 지금까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의 과실이 개입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10∼20대가 저지르는 총기 난사 참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부모가 사전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총기 난사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폭력 프로젝트'에 따르면 1966년 이후 공공장소에서 4명 이상을 총기로 살해한 25세 이하 피의자는 50명이 넘는다.
이 같은 수치는 갱단이나 강도가 저지른 사건을 제외한 것이다.
이들 용의자의 부모 중 일부는 자녀의 범행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경고 신호'를 무시하거나 심지어 아이에게 총기 소지를 허용해, 결국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몇몇 부모는 자녀가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을 인지하고도 외부 도움을 요청할 생각을 하지 못하거나 현실을 애써 모른 척 하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해 미시간주 한 고교에서 이선 크럼블리(15)가 다른 학생 4명을 총격 살해한 사건과 관련, 검찰은 가해자의 부모를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가해자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권총을 사 온 뒤 집에서 허술하게 보관했을 뿐 아니라, 유혈 낭자한 끔찍한 그림을 그린 아들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는 등 사실상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총기 난사 사건의 청소년 범인이 사전에 이상 징후를 보인 사례는 드물지 않다.
17명이 사망한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 니콜라스 크루즈(당시 19세)도 범행 전 주변에 자신의 총을 자랑하거나 몇 차례 집에서 난동을 부렸다.
2012년 어린이 20명과 어른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 애덤 랜자(당시 20세)의 어머니가 과거 자녀의 정신건강 치료 권유를 묵살한 정황이 드러났다.
랜자는 범행 후 극단 선택을 했다.
질리언 패터슨 폭력 프로젝트 공동 설립자는 "총기 난사 사건 가해자 10명 중 8명은 공격 전 우울증이나 고립감을 호소하거나, 학교 또는 직장을 그만두는 등 뚜렷한 행동 변화를 보인다"며 "그들의 부모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누구나 그렇듯 (아이가)그런 짓을 벌일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미국 부모 상당수는 아이들이 총기 난사 참사에 희생될까 우려하는 한편으로 '내 아이, 특히 아들이 어딘가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어쩌나' 하는 악몽 같은 걱정도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한, 청소년 총기난사범의 부모 상당수는 이름을 바꾸거나, 고향을 떠나는 등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