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오른쪽)이 지난 5일 국회에서 박경미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김진표 국회의장(오른쪽)이 지난 5일 국회에서 박경미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김진표 신임 국회의장이 의장실 인선을 거의 마무리 지은 가운데 그 중 상당수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로 채워져 눈길을 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의장실 정무수석비서관(1급)에 조경호 전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을 내정했다.

김진표 의원실 보좌진 출신인 조 전 비서관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로 들어가 정무수석실, 비서실장실 등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사회통합비서관을 지낸 뒤 최근까지 병무청 대체역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김 의장은 차관급인 비서실장에는 박경미 전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했다.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박 실장은 2020년 6월부터 청와대 교육비서관, 2021년 4월부터 대변인을 맡아 지난 5월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했다.

의장실 2~5급 상당 비서관에도 청와대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2급 언론비서관에는 김재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기용됐다.

이용국 정무비서관(2급)과 김하림·이정미 비서관(각 5급) 등을 합하면 모두 10여명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친문(친문재인) 성향을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무래도 친문에 가깝다보니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을 많이 기용했다는 평가다.

반면 현재 민주당 내 유력주자인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의장실 인사는 최만영 연설비서관(2급)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비서관은 전임 박병석 의장실에서도 연설비서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 메시지 특보를 맡았다.

이에 대해 의장실 관계자는 “단순히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을 잣대로 인사를 한 건 아니다”라며 “조경호 수석이나 김재준·이용국 비서관 등은 과거 김진표 의원실 보좌진 출신이란 점이 우선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공보수석비서관(1급)에는 언론인 출신인 고재학 전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임명했다. 지난 5월까지 한국일보 이사로 근무한 고 수석은 김 의장과 평소 별다른 친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인재풀 내에서 주로 인선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능력이 검증된 청와대 출신들이 발탁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정부 당시 각 의원실에서 ‘에이스’로 평가받는 인사들이 주로 청와대 근무를 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