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RATM, 11년만의 복귀무대서 '낙태권 폐지' 대법원 맹비난
1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 미국의 좌파 성향 록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TM)이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결정을 거세게 비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0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지역지 보도를 인용해 RATM이 전날 이 지역 공연장에서 복귀 공연을 하면서 무대 배경에 연방대법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자막을 다수 띄웠다고 전했다.

RATM이 올린 자막에는 이번 판결로 "국가 차원의 유급 육아휴직이 없는 세계 유일의 부자나라에서 강제적 출산"이 이뤄지게 됐다는 비판이 담겼다.

이어서는 "흑인 산모의 사망률이 백인 산모의 2~3배에 달하는 나라에서의 강제적 출산", "총기 폭력이 어린이와 10대 사망의 최대 원인인 나라에서의 강제적 출산" 등 문구가 적힌 자막이 차례로 노출됐다.

RATM의 보컬 잭 데라로차는 이런 자막을 배경으로 거듭 "자유"(freedom)를 외쳤고, 행사 막판에는 "연방대법원을 낙태시켜라"는 문구가 대문자로 화면에 떴다고 더힐은 전했다.

최근 문화계에선 유명인사와 예술인들이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결정을 공개 비판하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유명 펑크록 밴드 그린데이의 리더 빌리 조 암스트롱은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판례 폐기 소식이 전해지자 이를 규탄하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1973년)를 지난달 24일 공식 폐기하고, 낙태에 관한 결정 권한을 각 주에 넘겼다.

이에 따라 10여 개 주가 낙태금지법 시행에 들어가면서, 낙태권 폐지 찬반을 놓고 둘로 갈린 미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