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와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으는 펀드) 출자 사업을 벌인다고 10일 발표했다.

‘ESG’와 ‘중소·중견기업 해외진출’ 두 분야에서 각각 1곳 이상의 사모펀드 운용사를 선정해 총 1000억원의 자금을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선정된 운용사는 수은에서 받은 자금과 같은 규모의 외부 자금을 끌어모아 ‘매칭 투자’를 해야 한다. 수은은 조만간 공고를 내고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경영권 매매(바이아웃), 소수지분 투자 등 운용 전략별로 구분하진 않기로 했다.

신산업 발굴을 유도하고 위험 분야에 대한 장기·민간주도 투자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의 펀드다. 제안서에 매칭 투자 비율을 높게 써낸 운용사에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수은은 이번에 다른 출자자들의 매칭 투자를 통해 총 5000억원 규모의 모험자본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생산품이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의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면 수은이 받아갈 수익 중 일부를 운용사에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세계일류상품은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 혹은 점유율 5% 이상인 제품과 최근 3개년 수출 증가율이 국가 수출 증가율보다 높은 제품을 선정해 금융과 연구개발에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수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ESG 경영이 확산하고 ‘2050 탄소중립’ 등 정부의 친환경 과제가 진전되는 데 펀드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