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행사에 이틀간 1만1천여 명 입장…주최 측 예상치의 2배
박보균 문체부 장관, 현지 여행업계 간담회…"관광산업 회복 위해 많은 프로그램 준비"
[르포] 36도 폭염에 4시간 줄 서도 즐거워…마드리드 한국주간
9일(이하 현지시간) 한국 문화관광 종합행사가 열린 마드리드 시내 넵튜노 궁전.
행사장에 마련된 한국식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그룹 투애니원(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열창한 알레한드로 고메스 토렐바(18) 군은 아쉬운 듯 마이크를 내려놓고 돌아서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르포] 36도 폭염에 4시간 줄 서도 즐거워…마드리드 한국주간
그는 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36도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 4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했지만, 노래방 체험만으로도 즐거웠다며 웃음을 지었고, 한국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물론 그렇다"며 환하게 웃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한국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에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다.

행사 시작 전부터 생겨난 줄은 점심시간 즈음엔 행사장 주변 도로와 큰길까지 수백m로 늘어났다.

전날 시작된 행사의 이틀간 총 입장객은 1만1천여 명으로 주최 측이 예상했던 입장객 수의 2배에 육박한다.

이날 마드리드 시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유럽에서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성 소수자들의 '프라이드 퍼레이드'였지만,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한국 문화관광 행사도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행사장 안은 이틀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태권도 및 K팝 커버댄스 공연장은 열기로 가득했고, 한국 전통문화와 전통 놀이 체험존에도 대기 줄이 끊이지 않았다.

[르포] 36도 폭염에 4시간 줄 서도 즐거워…마드리드 한국주간
[르포] 36도 폭염에 4시간 줄 서도 즐거워…마드리드 한국주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에 알려진 달고나 게임에 열중하던 한 여성은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해봤는데 나는 안될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즐겁다"고 했다.

정오께 행사장 입장을 위해 줄을 선 베네수엘라 출신 아나(36) 씨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음식을 알게 되고 관심을 두게 됐다"며 "한국에 가면 드라마에서 본 음식들과 함께 소주를 마셔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도 행사 현장에서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즉석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끊긴 인천과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등 스페인 주요 도시 간 직항 노선 복원과 스페인 관광객의 언어 장벽 해소 필요성 등을 건의했다.

[르포] 36도 폭염에 4시간 줄 서도 즐거워…마드리드 한국주간
박 장관은 직항 노선 복원 등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약속했다고 문체부 관계자가 전했다.

박 장관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행사장에 와서 보니 한국문화의 잠재력이 느껴졌다"며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관광산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 종합행사로 문을 연 스페인의 '한국주간'(Korea Week) 행사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11일에는 '지능형(스마트) 관광'을 주제로 '한-스페인 관광포럼'과 함께 '오감(五感)으로 체험하는 한국문화'를 주제로 '갈라 디너' 행사도 열린다.

갈라 디너에는 스페인의 문화, 관광,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또 12일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제주 올레길의 상징물인 돌하르방이 선을 보인다.

한국과 스페인이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올레길에 공동의 상징구간을 조성하는 작업의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