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결정 채택 합의…연내 발효
영국 진출 한국 기업, 별도계약 없이도 개인정보 국내이전 가능
우리나라가 영국과 동등한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현지 거주민들의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할 때 별도의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과 줄리아 로페스(Julia Lopez)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 부장관은 5일 오후 3시(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동으로 한국과 영국 간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결정 채택 합의를 발표했다.

적정성 결정은 다른 나라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평가해 자국의 개인정보 이전이 가능한 국가(화이트 리스트)로 승인하는 제도다.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브라질 등이 운영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부처 협의와 의회 심의 등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한국에 대한 적정성 결정을 채택할 예정이다.

적정성 결정이 최종적으로 채택되면 영국에 진출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 등이 건당 3천만원 넘는 비용이 드는 표준계약 등을 체결하지 않아도 현지 거주민들의 금융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은 2021년 8월 한국, 미국, 호주, 싱가포르, 콜롬비아, 두바이국제금융센터 등 6개국(기관)을 적정성 결정 우선 추진 대상국으로 공식 발표했다.

양국 담당 부처인 개인정보위와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총 18회(월 2회)의 실무회의를 거쳐 이번 적정성 결정 채택을 위한 양국 간 협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 17일에는 EU가 한국과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결정을 채택했다.

이번 영국과의 결정이 추가되면 국내 기업들은 EU에서 탈퇴한 영국을 아우르는 유럽 전역에서 자유로운 데이터 이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개인정보위는 영국을 시작으로 브라질, 일본 등 개인정보 적정성 결정제도 혹은 유사한 제도를 둔 국가와 협력할 예정이다.

이날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침해 조사 협력 등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 정보위원회(ICO)와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양측은 글로벌 기업 조사 관련 정보 공유, 신기술 대응, 아동·청소년 개인정보보호 분야에서 규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윤종인 위원장은 "국제사회와 협력을 더욱 확대해 우리나라 개인정보 분야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5일 영국 방문을 마치고 6일 EU를 방문해 디디에 레인더스(Didier Reynders) EU 사법총국 집행위원과 안드레아 옐리네크(Andrea Jellinek) 유럽정보보호이사회(EDPB) 의장을 만나 지난해 발효된 EU 적정성 결정 관련 후속조치 및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