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동수' 도의회 의장 놓고 신경전…일부 시의회 '독식' 반발

국회가 하반기 원 구성을 놓고 진통을 겪은 가운데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경기도 내 지방의회 곳곳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멀기만 한 협치'…경기도내 지방의회 곳곳서 원구성 갈등(종합)
5일 도내 각 지방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156석을 78석씩 동수로 나눠 가진 경기도의회는 제11대 전반기 의장을 놓고 두 정당이 기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규창(여주2) 의원과 민주당 염종현(부천1) 의원이 맞붙게 됐는데, 도의회 회의 규칙 상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가 의장으로 당선돼 67세의 김 의원이 62세의 염 의원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4선의 염 의원이 3선의 김 의원보다 선수가 높은 관계로 회의 규칙 개정 등을 놓고 양당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양당은 오는 12일 제11대 도의회 개원 첫날 예정된 의장 선출을 앞두고 전·후반기 의장을 여·야가 나눠 갖는 방안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의장 선출에 맞물려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도 함께 논의 중이나 이 역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성남시의회도 의장단 구성에 진통을 겪으며 개원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시장이 취임 전 시장직 인수위원회에 설치한 '시정 정상화 특별위원회'(특위)가 전임 시정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요구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해당 특위를 오는 20일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하자 민주당 시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인수위의 특위 활동 연장 방침을 철회하고 시민에게 사과할 때까지 원 구성 협상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성남시의회는 이달 1∼5일 임시회를 열어 의회를 개원하고 전반기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성남시의회는 국민의힘 18명, 민주당 16명으로 이뤄졌다.

민주당 5명, 국민의힘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오산시의회는 제9대 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민주당 성길용 의원을, 부의장으로 같은당 정미섭 의원을 선출했다.

앞선 8대 때도 전·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을 민주당이 모두 차지했던 터라 시의회 안팎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협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시의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만큼 의장을 갖고, 부의장은 국민의힘에 양보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번 시의회에서는 재선 의원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 1명씩인데 협치 요청을 묵살하고 부의장을 초선의 비례대표 의원에게 준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민주당 13명, 국민의힘 12명으로 구성된 화성시의회도 의장단 구성에는 합의했으나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갈등을 빚으면서 의장단 선출을 무기한 연기했다.

'멀기만 한 협치'…경기도내 지방의회 곳곳서 원구성 갈등(종합)
의정부시의회 역시 임기 시작 첫날인 지난 1일 원 구성을 논의했으나 접전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민주당이 의장단을 독식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협상 의지가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의정부시의원은 민주당이 8명으로 국민의힘 5명보다 많다.

앞서 의정부시의회는 비슷한 이유로 2016년에는 3개월간, 2018년에는 40일간 의장단을 선출하지 못한 바 있다.

남양주와 구리에서는 의장단 선출은 일단 이뤄졌지만, 다수당이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차지하자 상대 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남양주시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김현택·이상기 의원을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했는데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표결로 선출된 의장과 부의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양주시의회는 국민의힘 11명, 민주당 10명으로 구성됐다.

구리시의회(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에서도 민주당 소속인 권봉수·양경애 의원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을 차지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화와 협치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원 구성을 통보한 뒤 단독으로 표결 처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