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상수문국 김광혁 실장은 지난 4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지난 2일경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무더위가 지속됐다"며 "덥고 습한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으로 폭염과 고온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견된다"고 말했다.
5일 평양과 사리원, 개성, 남포 등 주요 도시의 낮 최고기온은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최근까지 지속된 장마로 대기 중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는 2∼3도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리원시 주민은 중앙TV에 "확실히 올해는 더위가 빨리 온 것 같다"며 "장마가 빨리 와서 습도까지 높아지니까 정말 날이 무덥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리원시 주민도 "밖에 나온 지 10분밖에 안 됐는데 도로가 달아올라서 그런지 몸도 따갑고 빨리 서늘한데 가고픈 마음뿐"이라고 거들었다.
특히 전날 습도가 79%를 기록한 평양에선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나타났다.
한 평양 주민은 "아이들이 나가서 놀다 들어오면 땀이 옷을 적시고 땀띠까지 돋더라"며 "매일 소금물로 목욕을 깨끗이 쳐주고 땀띠가 세게 난 부위에는 분을 살짝 발라준다"고 말했다.
폭염에 지친 주민들은 선풍기와 차가운 간식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의 초등학생이 휴대용 손선풍기로 더위를 쫓는 모습을 보도했다.
청량음료매대 종업원은 "손님들이 맹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단물이나 과일이 많이 들어간 여러 가지 종합과일빙수를 더 많이 찾고 있다"며 "땀이 쑥 들어가고 더위가 해소되니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온열질환 환자들이 늘 것도 우려하며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평양 김만유병원 리룡수 과장은 중앙TV에 출연해 "지금과 같이 고온현상이 계속되는 경우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야외작업 시 모자와 양산 등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노약자나 저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열사병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은 지난달 말 장맛비로 침수된 논을 채 정비하기도 전에 고온현상이 나타나자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농업연구소 소장 함태선은 중앙TV에 "논벼는 지금 한창 아지(가지) 치는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어린 이삭이 생기는 시기에로 이행하게 된다"며 "이 시기에 30도 이상의 고온 피해를 받으면 뿌리가 썩고 어린 이삭 발육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논물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비상재해위원회 부국장 계광수는 "여러 지역들에서 2∼3일 동안 폭염 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피해를 막기 위한 사전대책 사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