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공식 통계 조사기관인 튀르크스탯은 4일(현지시간) 지난 달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8.6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교통비가 123.37% 증가했고, 식음료비는 93.93%, 가구 생활용품 비용은 81.14% 상승했다.
반면 통신비(23.74%), 의류·신발 구매비(26.99%), 교육비(27.76%), 보건비(39.34%) 등은 비교적 상승 폭이 작았다.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누레딘 네바티 재무장관은 "12월부터는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만성적인 고물가에 시달려 왔으나,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유발한 경제 위기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까지 겹쳐 물가가 급등세를 보인다.
특히, 올해 1월 최저임금을 50% 올리고 가스·전기·도로 통행료·버스 요금 등을 줄줄이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
튀르키예 노동부에 따르면 튀르키예 노동자의 약 40%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서방의 중앙은행이 물가 인상 압력에 대응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정책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일반적인 경제 논리와 달리,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하 요구에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앙은행 총재를 여러 차례 경질했으며, 지난 1월에는 물가상승률이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자 튀르크스탯 수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