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비트코인, 긴축 우려 사라지면 상승 가능"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이달 중 비트코인은 2천450만∼2천700만원대, 이더리움은 130만∼140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2분기에 5천760만원대에서 2천380만원대까지 3개월 만에 58.7%가량 빠졌다.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에서의 역대 등락률을 보면, 국내에서 비트코인 첫 거래가 시작됐던 2013년 9월 3일 이후 가장 큰 분기별 하락 폭이다.

지난해 2분기 8천199만원대에서 3천390만원대로 58.6% 내렸던 때와 유사한 하락 폭이다.

하지만 이때는 차익 시현 매물 때문에 가격이 내려 지금과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1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3천160만원대에서 7천200만원으로 127%가량 올랐다.

올해 1월 2일 기록된 비트코인의 연고점(5천830만원)은 아직 깨진 적이 없다. 올해 1분기에는 5천830만∼4천87만원대를 횡보하는 데 그치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 상반기 하락률은 2분기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아 약 59.2%를 기록했다.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기록한 최고점(업비트 기준 8천270만원)과 비교하면 70% 정도 내린 수준이다.

이더리움의 하락 폭은 더 크다. 최근 이더리움 가격은 비트코인과 같은 시기에 기록한 최고가(590만원)와 비교하면 75%가량 빠졌다.



이런 하락세는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빠르고 강한 긴축 때문이다.

긴축으로 유동성이 줄어들고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해졌다.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싱가포르의 대형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스리 애로즈 캐피털'(3AC)은 최근 유동성 문제를 겪으면서 디지털자산 중개 업체 보이저 디지털에 3억5천만달러 상당 스테이블코인 USDC와 3억450만달러 상당 비트코인 1만5천250개를 갚지 못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

미국 대형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인 셀시어스는 지난달 초 '극심한 시장 환경'을 언급하며 예치된 비트코인의 인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셀시어스 역시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월 초 발생한 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의 가격 대폭락 사태 등과 같은 악재도 가상자산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주식과 가상화폐가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때까지는 나스닥,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의 가격 조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대한 신호가 더 세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긴축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끝난다면 가상화폐가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