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북한매체에 따르면 최근 조선병원협회가 협회 창립 취지와 역할, 대외교류 중요성 등을 자세히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지난 2009년 12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개설해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홈페이지 곳곳에는 협회의 대외활동 의지를 강조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국문 외에 영문과 중문으로도 홈페이지 언어모드를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한쪽에는 '협회본부 국제전화번호'도 명시해 뒀다.
홈페이지는 조선병원협회가 "다른 나라의 정부기관 및 비정부단체, 개별적 인사, 국제기구들과의 연대를 형성해 대외활동을 다각적으로 벌려나간다"며 "필요한 경우 서기국의 대외협력부를 통해 대외 과학기술교류 사업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광철 조선병원협회 회장도 인사말에서 "협회는 앞으로 대외활동을 폭넓게 전개하고 국내외 기관들 및 개별적 인사들과의 연대 연합을 강화할 것"이라며 "병원들의 기술 실무수준과 물질적 토대를 한 계단 더 높이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부문에서 '자력갱생' 기조를 고수하는 북한이 유독 의료부문 대외교류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은, 의료진이 직접 외부에서 선진 의료기술을 터득해오지 않으면 의료기술 제고에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의료부문의 대외교류가 인도주의적 영역에도 해당하는 만큼 대북제재 측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적극성을 보이는 배경 중 하나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북한의 의료수준 개선을 위한 대외교류 수요를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됐을 걸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확산한 초기부터 의료·보건 분야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며 인프라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2020년 보건부문 투자를 전년도 보다 7.4% 늘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하에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을 했으며, 지난해에도 보건부문 예산을 해당 연도 지출총액 증가율(1.1%)의 곱절 이상인 2.5% 증가로 높여 잡았다.
올해는 아예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산을 별도의 항목으로 신설해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33.3%나 늘린 상태다.
특히 북한은 지난 두 달간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매일 대규모로 쏟아지는 가운데 검사·격리·치료·후유증 관리 등 고비마다 낮은 의료수준의 한계를 절감했을 걸로 보여, 향후 의료수준 제고를 위한 대외활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편, 조선병원협회는 그동안 비교적 활발한 대외교류를 벌여왔다.
2018년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평양심장병원 공사 재개 문제를 협의했고, 2019년 5월에는 협회가 주최한 당뇨 관련 학술행사에 남측 국제당뇨연맹(IDF) 관계자들이 방북해 참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