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감정가, 틈새 노리면 값싸게 낙찰
시세보다 낮게 잡힌 감정가를 이용해 남보다 한발 앞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치열한 입찰경쟁을 뚫지 않고 한결 수월하게 싼값에 낙찰 받을 수 있다. 요즘 나오는 경매물건은 감정가가 높은 게 사실이지만 들쭉날쭉한 감정가의 시차를 잘 공략하면 의외의 시세차익과 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하다.
보통 아파트가 법원 경매시장에 나오려면 통상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리고 특별한 경우 길게는 1년 이상도 걸린다. 채무자 등 이해관계인들 간의 조율과 복잡한 법적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소한 후 경매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이 때 시세가 낮게 형성된 시점에 감정되거나 주변 시세보다 크게 저평가되어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는 감정가 자체가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20%까지 낮게 평가돼 경매에 부쳐지기도 한다.
지난 달 북부법원에서 입찰됐던 중랑구 망우동 G아파트 22㎡은 감정가가 1억7500만원으로 평가돼 경매됐으나, 이 아파트의 시세는 1억9000만원을 넘는다. 감정가 자체가 낮은데다 2회 유찰해 최저가는 1억1200만원으로 잡혔으나 이 날 낙찰가율 73%인 1억2900만원에 낙찰됐다.
또 전셋값 수준에서 낙찰 받는 방법도 있다. 물론 권리관계가 불투명하고 나중에 대지지분을 별도로 사들여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대지권이 없는 아파트, 즉 건물만 입찰에 부쳐지는 아파트도 큰 돈 없이 아파트를 사야하는 서민들이 이용할 만한 투자 상품이다.
대지권이 없다는 뜻은 아파트를 지을 때 아파트 대지지분을 정리하지 않았거나 토지만 별도로 등기되어 건물만 입찰되는 경우다. 이럴 경우 우선 아파트(건물분)만 입찰해 낙찰 받은 다음 추후 대지권이 정리되는 시점에 대지권을 사들이면 합법적으로 아파트 대지권을 취득할 수 있다. 대지권이 정리되는 때 공시지가 수준에서 매입하기 때문에 대지권 값이 그리 비싸지 않은 게 통례이다.
토지가 별도로 등기된 경매 아파트의 경우 바로 대지권이 정리되지 않을 경우 중간에 대지임대료만 주면 아파트에 거주하는 데 별 무리가 없다. 대지지분을 세를 줄 경우 임차료는 통상 가격산정시점 현재 토지가격의 연 5%선에서 결정되는 게 보통이다.
틈새종목, 주상복합도 괜찮다
주상복합 아파트도 싼값에 경매로 잡을 수 있는 틈새종목이다. 대개 주상복합 아파트는 예전에 지어진 것이 많아 전용률이 낮고 주거환경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수요자들이 많지 않다. 따라서 일반아파트 경매물건 보다 20% 정도 싼값에 낙찰된다.
지난 달 중앙지법 경매계에서 입찰된 강남구 역삼동 H주상복합아파트 17㎡은 감정가 2억2000만원에 입찰이 시작됐으나 2회 유찰 후 감정가의 65%인 1억4388만원에 낙찰됐다. 역삼역과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이지만 공급물량이 많고 나 홀로(단동) 주상복합 아파트라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렇듯 주상복합, 소규모 단지, 외곽지역, 대형, 수도권과 지방 등 비인기지역 아파트, 다소 외관상 허점이 있지만 추후 법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경매 아파트를 잘 골라 매입하면 짭짤한 시세차익은 물론 내 집 마련을 위한 확실한 틈새 투자처로 삼을 수 있다.
남들이 관심을 덜 쏟는 곳에 집중 투자하되 철저한 시세파악 후 제 경비와 추가비용을 뺀 금액에서 최소 20% 이상 남는 장사라면 적극적으로 입찰해 보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소 복잡한 권리, 물건인 듯 보이는 매물이라도 얼마든지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매아파트를 노려도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찰당시 등기부상 대지지분이 없는 아파트이지만 감정평가서에 대지권을 포함해 감정했다면 하자 없이 대지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물건 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꺼리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다음 입찰하면 아무 하자 없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앞으로 경기침체 등으로 경매에 부쳐지는 우량 아파트 경매물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자세로 지속적으로 입찰전략을 세우고 실행한다면 시세차익이 높은 우량 매물을 잡을 확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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